선두 쟁탈전 갈수록 치열, ‘me too' 전략이 경쟁력 약화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 상반기(4~9월) 현재 KDB대우증권ㆍ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의 업계 순위는 총 자산, 매출액, 영업이익 등 지표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증권사의 자금 동원능력을 의미하는 총자산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이 선두 자리에 올랐다. 우리투자증권은 현금 및 예치금, 금융자산, 부동산 등 유형자산, 대출채권 등을 집계한 총 자산이 29조9859억원에 달했다. 대우증권 26조49억원, 삼성증권 20조5355억원, 한투증권 19조8898억원, 현대증권 18조94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전제로 하면 총 자산이 35조원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며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부문 신규 수입원을 차지하는데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만큼 국내 대표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색깔 없는' 영업전략이 초래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주 수입원인 위탁수수료 시장점유율의 경우 '빅5' 간 격차가 1% 포인트도 안될 정도로 촘촘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이 7.45%로 대형증권사 가운데 가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대우증권(7.41%), 우리투자증권(7.31%)과의 격차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 정도로 좁다.
모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위탁수수료 수입은 HTS 및 MTS 시스템 점유율과 직결되는 만큼 경쟁업체보다 뒤질라치면 경영진이 느끼는 민감도는 엄청나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과열 경쟁이 초래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증권사 영업맨들은 너도나도 선두업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1위 증권사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권가 기업인수합병(M&A) 완화방안을 추가로 내놓아 초대형 증권사 탄생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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