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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디지털단지에 영화관 없는 이유?

최종수정 2014.04.10 11:19 기사입력 2014.04.1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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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6조에 따라 산업단지에 극장 영화관 음악당 회의장 산업전시장 등 설치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구로디지털단지(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구로구 지역)에서 근무하는 A씨(32)는 퇴근 후 영화 한 편 관람하기가 어렵다.
그는 “회사 동료들과 간단하게 식사한 후 영화를 보고 싶은데 영화관을 가려면 구로역이나 신도림역으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할 정도다.

젊은 벤처인들을 북새통을 이루는 구로디지털단지. 하지만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영화관이 없다. ‘산업단지 외의 곳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에만 설치할 수 있다’는 법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6조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는 극장, 영화관, 음악당, 회의장, 산업전시장 등의 ‘문화 및 집회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돼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지식산업센터에는 영화관이 들어설 수 없는 상태다.
구로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


1964년 첫 선을 보인 후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구로공단은 벤처 붐이 한창이었던 2000년대 초반 고층의 지식산업센터들이 들어서면서 수많은 IT 업체들이 입주한 첨단 IT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제조업이 떠난 자리에 IT 관련 기업들이 들어선 셈이다.

올해는 공단 설립 50주년을 맞는 해.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3년 12월 말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를 합한 지역)에 있는 기업 수는 총 1만1911개, 근무자 수는 16만명을 훌쩍 넘는다. 근무 연령도 IT업종이 대부분인 특성을 반영해 20~30대가 많다.
하지만 구로디지털단지의 근무여건은 법률로 인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

디지털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는 것은 영화관, 극장 등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타 복지, 편의시설도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국가산업단지를 집약적으로 육성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법이 걸림돌이 돼버린 상황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물론 지원시설에는 영화관 설립이 가능하지만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이마트와 구로호텔 등 지원시설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지원시설 부지가 없다”면서 “구로디지털단지에 영화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 영화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50주년을 맞은 구로디지털단지는 그동안 시대의 변화와 함께 엄청난 변모를 한 지역이다”면서 “산업단지이긴 하지만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도 문화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법률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로디지털단지 총면적은 44만7922㎡이며 그 중 지원시설의 면적은 6만4240㎡에 불과하다.

구로구는 이 같이 법 규제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구로디지털단지 기업인 100명을 초청해 10일 규제개혁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문화·복지시설 설치 외 ▲일과 공부를 병행하려는 근로자들을 위한 학교, 평생교육시설 등 교육서비스업 입주 허용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흐름에 맞춰 지식산업센터 산업시설에 제조업, 지식기반산업, 정보통신산업 외의 업종제한 규정 완화 ▲디지털단지 아파트형 공장 내의 지원시설(동일 시설 내 입주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 건축면적을 허용범위 20%에서 30%로 확대 ▲어린이집 확대 등의 건의 사항이 나왔다.

구로구는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구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은 조속히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은 개선안을 정리해 관련 부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구로구는 이외도 규제개혁을 위해 T/F팀을 꾸리고 인터넷 혹은 서면을 통해 규제 때문에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구민 의견도 받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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