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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오바마와 푸틴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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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피할 수 없고 퇴로도 차단된 상태다. 이번 맞대결은 두 정상의 리더십은 물론 향후 국제질서의 주도권까지 걸려 있어 치열한 백병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90분간 전화통화를 가졌다. 워싱턴의 백악관과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이 전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두 정상은 시종일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심각한 정치적ㆍ경제적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조치가 지극히 정당했다"고 응수했다.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랭되면서 사실상 전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 정부는 3일 무력 충돌 위기가 높은 우크라니아 수도 키예프로 존 케리 국무장관을 급파하는 초강수까지 두며 전면 압박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도 이를 두고 '21세기의 신냉전'으로 표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옛 소련의 영향력을 재현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온 푸틴 대통령의 콧대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과연 꺾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무대에서 시리아 사태를 두고 푸틴 대통령에게 뼈아픈 판정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 등을 문제삼아 군사적 공격을 통한 정권교체를 추진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중간에 끼어들어 만든 중재안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으면서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후 시리아 위기해결의 공은 푸틴 대통령에게 넘어가고 이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미 정부는 시리아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결국 사태만 악화시켰다는 부담을 떠안고 지내왔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 정부는 이번 기회에 푸틴의 러시아를 반드시 손보겠다는 결기가 넘친다. 푸틴과 러시아의 국제사회 영향력을 이번에 손보지 않을 경우 향후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전략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주요 2개국(G2)을 자처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하기란 버거울 수밖에 없다. 미국이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회원 자격 박탈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은 옛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를 자국에 우호적인 국제사회 일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G8에 가입시켰다. 미국 입장에서 러시아가 다시 자국과 정면 대결에 나선다면 G8 가입도 원인 무효가 되는 셈이다.

반면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된두고 미국에 밀리면 러시아의 영광 회복이라는 전략에 큰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외교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ㆍ경제적 불이익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군사개입이라는 강수를 둔 이상 서방의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향후 내분을 넘어 21세기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승부가 어느 쪽으로 기울든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은 향후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되는 위험한 도박이 시작된 셈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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