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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화문로 순라길 우정국로 걸으며 선조들 숨결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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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조선왕조부터 근대까지 역사 깊은 명소들 소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국보와 문화재를 가진 종로구에는 특별한 역사 이야기가 담긴 길들이 많다.

수도 60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로구에는 역사를 품고 있는 옛 건축물들이 많고 그 건물들 사이에는 오랜 역사를 묵묵히 지켜봐온 길들이 이어져 있다.
◆임금님이 행사하는 돈화문로

돈화문(敦化門, 율곡로 99)에서 출발, 청계천까지 이어진 돈화문로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돈화는 ‘큰 덕으로 백성들을 가르치어 감화시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궁궐 정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2층 문루에 종과 북을 걸어 백성들에게 시각을 알려주기도 했다.

과거 돈화문로는 ‘어도(御道)’로 쓰였다. 창경궁 건너편에 있는 종묘행차는 물론 별궁행차와 사신을 맞이하는 행차도 돈화문로를 거쳐 갔다.
이 곳은 백성들 생활터전이기도 했다. 시전행랑(市廛行廊,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상인)이 들어서며 전통적인 상업거리로 성장한 것이다.
돈화문

돈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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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들어서는 국악인들이 모이며 국악기와 전통의상의 대표거리로 변화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국악인들이 이 곳을 찾으며 국악의 대표거리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궁의 안전을 위해 순찰 돌던 순라길

종묘(宗廟, 종로 157)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골목길을 순라길이라 한다. 조선시대 궁궐과 도성을 순찰하며 도둑을 막고 화재를 예방하던 순라군들이 다닌 길에서 유래됐다. 종묘를 두고 왼편은 서순라길, 오른편은 동순라길로 불리며, 종묘와 창덕궁을 잇고 있다.

돈화문로와 순라길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로를 연결하는 중요한 도로이며, 궁궐 앞 주작대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과거 도로 폭과 형태가 온전히 남아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

이에 종로구는 ‘돈화문로 전통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옛 길의 모습과 특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돈화문로가 가진 역사성과 장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주변 건물의 1층은 일반음식점의 입점을 막고 고미술점, 공예품점, 국악기점, 전통공연장, 전시장 등이 생겨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순라길은 종묘 담장을 따라 한옥 상가거리로 특화된다. 한옥과 양옥이 뒤섞인 주택들을 재건축할 때는 한옥으로만 짓도록 하고, 노후한 한옥의 신축과 개보수 비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빌딩 숲 사이 이이 선생의 집터가 있는 율곡로

경복궁 옆 동십자각(세종로 1-58)에서 시작해 안국역사거리, 창경궁, 이화사거리를 거쳐 종로6가 흥인지문(동대문)까지 이어진 길은 관훈동에 살았던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 이이의 호를 따서 율곡로(栗谷路)라 한다.
율곡 이이 집터

율곡 이이 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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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빌딩 사이에 남아있는 율곡 이이의 집터 주변에는 표지석과 큰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다. 집터에 있는 나무는 기운이 강해 그 기운을 막기 위해 300여년 전쯤 심어진 것이라고 전해진다.

경복궁에서 흥인지문까지 4대문의 동쪽을 이어주는 율곡로는 조선시대에는 없던 길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풍수지리상 좋은 기운이 흐르는 창경궁과 종묘를 사이를 끊어내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만든 것이다. 훼손된 창경궁과 종묘 사이는 작은 육교 하나로 연결됐다.

문화재를 훼손하며 만들어진 율곡로는 2009년 설계 작업을 시작으로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돈화문삼거리에서 원남사거리까지 왕복 4차선의 도로를 왕복 6차선의 지하터널길로 재건설하고 허물어진 창경궁과 종묘사이를 연결?복원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근대 우체국의 출발, 우정국로

조계사 옆 작은 한옥 한 채가 있다. 체신기념관으로 쓰이는 이 곳은 조선시대 최초로 근대식 우편 행정 업무를 보던 우정총국(郵征總局, 우정국로 59)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정치개혁운동인 갑신정변이 일어난 곳으로 역사책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우정총국은 세계적으로 오래된 우체국 중에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체신기념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와 우정국 사무직제 장정 등 역사적인 우편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정총국

우정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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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총국을 중심으로 안국동사거리에서 종로까지 이어진 우정국로(郵征局路)는 보행친화적인 거리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현재 6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을 없애 인도를 확충하고 자전거길을 만들 계획이다.

무심히 걷는 길과 골목은 역사의 나이테처럼 우리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 600년의 역사를 기록한 종로의 길을 걸으며 우리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우리의 역사?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를 정확하게 알고 문화재와 유적들을 많이 만나보는 것이 중요하다”며“문화예술의 도시답게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문화재들이 잘 보존하고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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