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의 현지직원인 이만 아두그라라(27·여)씨는 20일(현지시간) 수화기 너머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석우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퇴근길에 무장괴한에 납치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리폴리 무역관은 충격에 빠졌다. 납치 사건이 전해진 직후인 트리폴리 무역관에는 이날 현지 직원 6명 중 5명만이 출근했다. 특히 사건을 직접 목격한 이라크인 운전사는 여전히 공황 상태라고 이만씨는 전했다.
이만씨는 "현재 트리폴리 치안 사정은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얼마든지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리폴리 무역관은 지난해 12월1일 시위대와 충돌을 빚은 리비아 민병대에 점거돼 4일간 폐쇄됐었다. 당시 한 관장은 트리폴리 무역관 홈페이지에 "현재 트리폴리 무역관 입주건물 트리폴리타워 내 무장단체인 '진탄 민병대'의 무단 점거와 출입구 폐쇄로 당분간 무역관 출근이 불가능해 자택 근무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리폴리 무역관에서 1년6개월째 일하고 있는 이만씨는 한 관장에 대해 "좋은 사람, 좋은 상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가 왜 그를 데려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전에도 무역관을 향한 위협은 없었고, 지금까지 무역관으로 몸값 요구와 같은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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