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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에 곪아가는 터키 경제

최종수정 2014.01.16 11:27 기사입력 2014.01.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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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달 중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내각의 부패 스캔들로 극에 이른 정국혼란이 터키 경제를 멍들게 하고 있다.

현재 터키의 인플레이션율이 7%를 넘어서고 리라화 가치는 지난해에만 미국 달러화 대비 17% 곤두박질쳤다.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르고 개인 저축, 외국인 투자, 수출 모두 급감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리라 가치 하락을 방어하려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밖에 수가 없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이후 기준금리(대출 금리)를 8% 밑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준금리가 11%나 돼야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터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에 인색하다. 에르도안 총리는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율과 같은 수준으로 오르는 것까지 눈 감아줄 수 있어도 계속 고공 비행하게 만들 순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을 리라 아닌 외환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로써 금리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이는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리라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까지 시중에 풀겠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하루에 적어도 4억5000만달러(약 4765억원) 이상씩 풀고 내년 1월 말까지 하루 1억달러씩 풀 방침이다.

그러나 이도 중앙은행이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하다. 터키 정부가 정치ㆍ경제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 하순 터키 정치권의 부패 스캔들로 정치인들이 줄줄이 체포되고 일부 기업인의 자산은 동결됐다. 이로써 터키의 각종 투자 프로젝트가 멈추고 성장률은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0~2011년 터키 경제는 연 평균 9%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민간소비 확대와 부동산 투자 등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 터키 정부는 정정불안으로 새로운 공장을 짓고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는 일에 관심 기울일 처지가 못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에르도안 총리가 경제를 정상궤도 위에 올려 놓으려면 하루라도 일찍 정정불안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금리인상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

터키 정부가 새해 들어 고급 수입차 등 일부 사치품의 특별소비세를 인상하면서 대출 증가 억제와 저축률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경제는 살아날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220억유로(약 298억달러)가 들어가는 세 번째 이스탄불 공항 건설 프로젝트, 100억달러 상당의 운하 건설 계획도 실행이 불투명하다. 터키의 정정불안으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데다 국제 신용평가업체들마저 터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고려 중이어서 자금 끌어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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