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법무부가 배우자 상속분을 늘리고 자녀 상속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핵심은 상속재산의 50%를 배우자에게 우선 배분한 뒤 남은 50%를 배우자와 자녀에게 배분한다는 것이다. 남은 50%의 배분비율은 현행대로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씩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가 2명인 경우라면 배우자 상속분이 42.9%에서 71.4%로 28.5%포인트 늘어난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이달 중 확정해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바람직한 상속제도 개편 방향으로 평가된다. 국민의 평균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는 반면 국가의 노인복지 제도와 개인별 노후대비는 둘 다 크게 부족하다. 이로 인해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지금만 그런 게 아니라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 것으로 보인다. 노인복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확충해나간다 해도 재원조달의 한계로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 상태가 장기간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 상속분 확대는 배우자와 사별하여 홀로 된 노인의 생활안정에 도움이 된다.
가족문화의 변화 흐름에도 부합한다. 핵가족화가 갈수록 진전되고, 노부모를 모시는 관행이 약해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자식이 부모부양에 들이는 비용을 감안한 상속비율의 타당성을 떨어뜨린다. 1978년까지는 상속비율이 '장남 1.5, 차남 이하 아들 1, 배우자 0.5, 출가하지 않은 딸 0.5, 출가한 딸 0.25'였다. 그 후 몇 단계에 걸친 민법개정으로 현행처럼 '배우자 1.5, 자녀 1씩'으로 된 것도 부모부양 형태를 비롯한 가족문화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었다. 이제는 배우자에게 50% 이상의 상속비율을 인정해줄 때가 됐다.
다만 상세한 기준을 정하는 데서는 사회적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 부부의 재산이 2번에 걸쳐 자녀에게 상속된다고 보면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배우자 우선상속분 50%에 대해 비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상속비율 규정에 앞서 적용되는 유언이나 가족 간 협의도 배우자 우선상속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재혼한 배우자에 대해서는 기존 자녀와의 이해갈등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혼인기간에 따른 배분비율 인하조정도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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