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011년 11월 취임 이후 꾸준히 기준금리를 낮춰왔다. 드라기 총재 취임 당시 1.5%였던 기준금리는 최근 사상 최저 수준인 0.2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금리 인하 조치에도 유럽 주변국 기업들에게 은행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국가별 기업 대출 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골드만삭스 금리 격차 지수'는 지난해 10월 3.9%까지 벌어졌다.
독일 등 유럽 경제강국들은 초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시장금리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 은행들의 경우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휴 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유로존이 경제 위기의 고비를 넘겼지만 금융시장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증거"라며 "유로존 금융시장의 이원화가 풀릴 수 없는 숙제라면 단일 통화 체제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있지만 일부 국가의 디폴트 우려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유로존이 추진하고 있는 단일 은행 감독 체제 역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줄리안 캘로우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와 키프로스처럼 한번 디폴트 우려를 겪은 국가들은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정작 금리가 낮아져야하는 이들 국가들에서 여전히 시장 금리가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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