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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세상, 두 남자의 파멸…연극 '스테디레인'

최종수정 2014.01.01 08:00 기사입력 2014.0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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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 휴 잭맨과 다니엘 크레이그가 무대에 오른 화제의 작품..1월29일까지 충무아트홀

감염된 세상, 두 남자의 파멸…연극 '스테디레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한쪽 벽이 철창으로 막혀있는 무대 중앙에는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놓여있다. 아무 장식없는 소품들과 어두운 조명은 이곳을 취조실 분위기로 바꾸어놓는다. 이윽고 두 명의 경찰이 등장한다. 한 명은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다혈질의 '대니', 나머지 한 명은 조금 소심하면서도 신중해 보이는 '조이'다. 그리고 이 둘은 의자에 앉고 서고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 보면 무려 2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연극 '스테디 레인'은 극작가 키스 허프가 쓴 2인극이다. 주인공인 시카고 형사 둘이 나오는 느와르물로, 이들의 밀도높은 대사만으로도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지 장면이 영화처럼 그려진다. 200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휴 잭맨과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해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기도 하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 전개로 현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범죄의 도시 미국 시카고에서 두 경찰은 별다른 목표나 계획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독신인 조이는 알콜에 의지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대니는 욕하고 소리지르면서도 가족은 법을 어기면서까지도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평범한 일상은 대니의 가족들과 조이가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대니 집 창문으로 날아든 총알 한 방에 의해 산산조각난다. 대니의 어린 아들은 총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지고, 대니는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때마침 이 둘은 시카고의 어느 뒷골목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조이와 대니는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는다.

김광보 연출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미국적인 결론이 없잖아 있지만, 결국은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에서 가치가 전도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의자에 덩그런이 앉아 쏟아내는 두 배우들의 속사포같은 대사는 관객들에게 각 장면을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하는 쾌감과 피로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브로드웨이에서 90분동안 진행됐던 작품이지만 대사를 번역하는 과정을 거쳐 한국에서는 20여분이 늘어났다.

감염된 세상, 두 남자의 파멸…연극 '스테디레인'

'대니' 역에는 배우 이석준과 문종원이, '조이' 역은 이명행과 지현준이 캐스팅됐다. 공연에서는 이석준과 이명행, 문종원과 지현준이 파트너로 같이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디테일한 느낌과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김 연출은 "배우들과의 대화 끝에 직관으로 캐스팅했지만 두 페어가 똑같은 연기를 보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각 캐릭터의 골격을 유지한 채 배우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준 것이다.
두 명이서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작품이다보니 배우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대사'다. 대니 역을 맡은 문종원은 "대사량이 너무 많아서 이걸 과연 외울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동안 밤을 새워 외워도 겨우 1장 반 밖에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정말 많은 분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간신히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은 음악이나 드라마, 무대장치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연극은 오로지 나 스스로 하는 느낌이었고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석준 배우 역시 "무대에 섰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대사"라며 "1장을 잘했다 싶으면 6장을 까먹고, 6장을 잘하면 2장이 없어지는 식이었다"고 토로했다.

김광보 연출은 "조이와 대니가 사는 세상은 철창으로 둘러 쌓인 세상이라고 생각해서 무대를 연출했다. 답답하고 막힌 느낌이 들도록 말이다. 이 작품은 각 배우가 그 상황에 적합한 말을 구사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오롯이 두 배우만 무대에 보일 때 이 작품은 빛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연극이다"라고 말했다. 1월29일까지 충무아트홀 블랙.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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