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월간 '금융'에 실린 '2013년 은행산업 회고 및 2014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질문에 답했다. 그는 "올해 은행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나빠졌지만, 내년에는 큰 폭의 개선은 어려워도 경기 회복세 속에 각종 지표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실적이 대폭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황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2년 연속 2%대 성장 등 경제활력 저하에 있는 만큼 극적인 반전을 노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 성장률도 여전히 3%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지표 개선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은행권이 국내외 금융규제 도입에 대비하고, 해외 진출 등으로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젤Ⅲ'의 규제를 받는 은행권은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을 4%에 맞춰야 한다. 현재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기본자본비율은 5.5%로 1.0%포인트나 높여야 한다. 2016년부터는 '자본보전완충자본' 규제도 시작된다. 어기면 이익배당 등 은행 이익의 외부 유출이 금지되는 규정이어서 사실상 의무 사항과 다름없다. 미국 내 지점을 둔 금융회사는 자기계정거래와 헤지펀드 투자, 사모펀드(PEF) 투자를 제한한 '볼커룰'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더불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했다. 단골 메뉴인 '해외진출'을 한 방편으로 꼽았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은행은 146개, 증권사는 89개, 보험사는 81개의 해외지점·사무소를 두고 있다. 알려져있듯 현재까진 실패 사례가 더 많다. HSBC나 씨티,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건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사례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를 환기하면서 "해외에 나가 지점 수 늘리기 등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지 말고, 질적인 문제를 고민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소매금융에 강한 은행은 현지에서도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에 노하우가 있다면 그쪽에 특화해 은행별 맞춤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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