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은행, 내년엔 웃을까… "대출 5% 증가·수익 7조원" 전망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2013년 은행권은 동네북이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41% 적은 4조4000억원. 연간 전망치도 지난해의 6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시선도 따갑다. 농협은행 등의 전산사고, 신한은행의 개인정보 무단조회 의혹에 이어 국민은행의 돈 사고까지 드러나자 은행권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의 처지가 됐다. 내년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까.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월간 '금융'에 실린 '2013년 은행산업 회고 및 2014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질문에 답했다. 그는 "올해 은행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나빠졌지만, 내년에는 큰 폭의 개선은 어려워도 경기 회복세 속에 각종 지표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이상이라는 가정 아래 "내년 은행권의 연간 대출증가율은 5% 남짓, 수익 규모는 세계 금융위기 전후 수준인 7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STX 등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진전을 봐 건전성 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실적이 대폭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황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2년 연속 2%대 성장 등 경제활력 저하에 있는 만큼 극적인 반전을 노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 성장률도 여전히 3%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지표 개선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은행권이 국내외 금융규제 도입에 대비하고, 해외 진출 등으로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이달부터 글로벌 금융규제 '바젤Ⅲ'가 시행되고, 2019년까지 앞으로 6년 동안 전면적인 자본 규제가 도입된다"면서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바젤Ⅲ'의 규제를 받는 은행권은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을 4%에 맞춰야 한다. 현재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기본자본비율은 5.5%로 1.0%포인트나 높여야 한다. 2016년부터는 '자본보전완충자본' 규제도 시작된다. 어기면 이익배당 등 은행 이익의 외부 유출이 금지되는 규정이어서 사실상 의무 사항과 다름없다. 미국 내 지점을 둔 금융회사는 자기계정거래와 헤지펀드 투자, 사모펀드(PEF) 투자를 제한한 '볼커룰'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더불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했다. 단골 메뉴인 '해외진출'을 한 방편으로 꼽았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은행은 146개, 증권사는 89개, 보험사는 81개의 해외지점·사무소를 두고 있다. 알려져있듯 현재까진 실패 사례가 더 많다. HSBC나 씨티,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건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사례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를 환기하면서 "해외에 나가 지점 수 늘리기 등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지 말고, 질적인 문제를 고민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소매금융에 강한 은행은 현지에서도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에 노하우가 있다면 그쪽에 특화해 은행별 맞춤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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