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한국의 '엘시스테마' 꿈꾼다…'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보육원 아이들 30명이 모여 가야금.아쟁.대금 연주‥내일 한벽극장서 창단공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는 전주 삼성보육원 아동 30명으로 구성돼 있는 전국 최초 아동복지시설 국악오케스트라다. 지난해 8월 창단 이래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30명의 아이들과 전주도립국악원 단원 12명이 모여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피리 등의 악기를 연주했다. 별다른 관심이 없던 아이들과 가르치려는 열의에 찬 선생님들과의 신경전으로 시작된 연습은 시간이 갈수록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그리고 6일 전북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창단공연 '무지개를 그리다'를 통해 대망의 첫 공연을 갖는다.
거문고를 배우고 있는 정 모양은 "처음에 거문고를 배우기 시작했을 땐 손이 너무 아파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다보니 실력도 향상되고 선생님께 칭찬받는 일도 많아 기분이 좋다. 특히 합주를 할 때 여러 악기들이 서로 한마음이 돼 연주를 해야 하는데 틀리지 않고 연주를 마치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동에게 예술을, 꽃들에게 사랑을'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클래식 음악교육으로 빈민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의지를 심어주고 새로운 인생을 열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사회단체와 기업에서 이를 본 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지만, 전통국악을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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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삼성보육원장은 "초창기 오케스트라 연습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낮은 반응에도 열의를 가지고 연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던 전라북도립국악원 선생님들의 열정을 잊을 수가 없다"며 "시간이 지나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하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응어리진 마음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자리잡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1년 5월 최초 기획하고 이듬해 대기업의 후원 약속을 받았지만 정작 사업 시작까지 여러 반대에 부딪혀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결국 순전히 전북도립국악원 단원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김종균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연출가는 "30여명의 바람꽃 아이들과 나누었던 15개월간의 소중한 예술 여행은 서로에게 삶의 또 다른 지혜를 배워가는 과정"이며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성인이 돼 거센 비바람을 만날 때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으로 오케스트라가 기억되고,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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