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이윤상, 염규홍, 노승현씨(왼쪽부터).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이윤상, 염규홍, 노승현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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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관의 인권침해사례 4건 권고결정, 서울시 받아들여"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인권'이 과거 관행이나 예산부족 때문에 뒤로 밀리는 경우가 때때로 발생합니다. 그만큼 공무원들을 이해시키고 인권과 행정의 접점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죠. 하지만 느린 걸음이라도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대화 속에서 정책의 관점이 인권 중심으로 바뀌길 소망합니다."


지자체 최초로 지난 1월에 서울시가 도입한 '시민인권보호관' 제도. 민간전문가로 올 초 발탁된 3명의 보호관은 서울시 소속 기관과 시설 등에서 업무수행과 관련해 발생하는 인권침해 상담신청 사례들을 조사하고 시정을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제력이 없는 권고사항이지만, 지금까지 총 6건 중 4건의 권고결정을 서울시가 받아들여 조금씩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13일 서울시청 2층 인권센터 내에 있는 인권보호관실에서 만난 세 명의 '인권지기'인 이윤상(여ㆍ43), 염규홍(49), 노승현씨(40). 모두 한국성폭력상담소, 인권운동사랑방,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시민단체에서 굵직한 인권운동을 펼쳐왔던 이들이다.


그동안 이들에게 들어온 인권침해 상담 신청은 총 155건에 달한다. 이 중 47건에 대해 보호관들이 조사에 나섰고, 6건은 서울시에 시정권고까지 내렸다. 보호관들의 권고로 임용결격 사유가 아닌 가벼운 전과로 억울하게 임용이 취소된 공무직 직원이 다시 재임용됐고, 성폭력 건에 대해서는 공개사과와 징계 등이 이뤄졌다. 객실 천장에 설치된 지하철 CCTV에 대해서도 "승객의 사생활 침해를 유발하는 반면 정작 범죄예방효과는 높지 않을 수도 있다"며 CCTV 설치를 안내방송으로 공지하게 하고 효과 검증이 되기까지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재검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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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행정과 인권은 공존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보호관들은 대안학교도 제도권 학교와 마찬가지로 무상급식과 교육비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시 담당부서는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도 서울에 거주하는 영주권을 가진 화교들에게까지 그 혜택을 줘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담당 부서는 '대중교통 적자'와 '법적 근거 부족'이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차이를 이유로 차별하지 않고 복지혜택을 골고루 줘야 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인 얘기로 들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보면 적은 예산으로 인권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 많이 있어요. 작아 보이는 일일수록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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