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카지노 업체 '환치기' 어떤 방식으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외환' 담벽 위에 올라탄 '카지노 머니'
中·日 고객 상대로 전문모집인 성행…합법과 경계 모호
직원과 직접 거래하는 '마케터' 수법도 자금 흐름 불투명
세계 카지노 업계 대부분 관행적 수법…VIP 고객관리용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관세 당국은 카지노 업체의 수조원대 환치기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크레디트(Credit)' 제도의 실제 운용 방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크레디트란 카지노 현장에서의 '신용 대출'과 같은데, 카지노가 고객의 신용을 담보로 대여했던 칩(게임머니)의 규모와 실제로 해당 금액의 돈이 적법한 절차로 입금됐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크레디트의 발급과 회수 절차'라고 말한다. 크레디트는 전 세계 모든 카지노 업계가 활용하는 관행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카지노 고객이 크레디트를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마케터'라고 불리는 카지노 회사 소속 직원과 직접 거래하거나 카지노와 별도로 계약을 맺은 '전문 모집인(에이전트)'을 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000만원을 가지고 국내 카지노를 찾은 한 중국인이 돈을 다 잃고 추가로 게임을 하고자 했을 때 에이전트에게 돈을 전달하면 카지노는 이를 확인 후 칩을 제공한다.

이 경우 누가 어디에서 돈을 에이전트에게 전달했는지는 물론 에이전트가 갖고 있는 돈이 카지노 매출로 잡히기까지의 자금의 흐름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에이전트는 카지노와 고객을 연결하는 선으로, 일반적으로 크레디트 제공 시 건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보증금을 건다. 고객이 크레디트를 받고 '먹튀'할 경우에 대비한 카지노 회사의 일종의 안전장치다. 국내 카지노의 마케터는 주로 VIP 고객이 많은 중국과 일본 등을 오가면서 고객 관리를 한다.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7월 중순 부산 소재 카지노 업체에 대한 불법 외환거래 실태 조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 업체에서의 환치기 규모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사를 진행하면서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두 곳의 마케팅 수법이 '비슷한 듯 다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다이스 (2조8000억원대)와 GKL(1000억원대) 등 양 사의 환치기 적발 금액이 수십배 이상인 것도, 어디까지를 환치기로 볼 것인가에 대한 판단 차이 때문이다. 실제 카지노 업체의 정상적인 마케팅과 환치기를 엄밀하게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경계가 모호하다는 의미다.

GKL 의 경우 크레디트를 발급하고 회수한 대부분의 증거를 제시한 반면 파라다이스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GKL은 크레디트 제도를 서울 본사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조사도 서울에서 받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를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고 환치기를 이용해 자금을 거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외국환거래법 제29조(벌칙) 제6호에 따라 50억원 이상의 자본거래를 미신고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카지노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환치기와 관련해서 카지노 회사는 적법과 불법 사이의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걷는 형국"이라며 "외국환거래법 등 법과 원칙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전 세계 모든 카지노 회사가 걸리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