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대로 순항 중인 與, 내년 6월 요동친다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서청원 의원의 국회 입성으로 새누리당 내 중진들의 물밑 행보가 활발해졌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황우여 대표 체제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5월을 앞두고 서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낼 지, 국회의장을 노릴지를 두고 중진들은 주판 튕기기를 본격화 하고 있다. 서 의원이 정치권 내 역할에 따라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을 준비하는 잠룡들의 정치 로드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무성 의원이다. 당내에서 유일하게 서 의원과 견줄 수 있는 세력을 갖췄다. 서 의원의 정계복귀 첫날 김 의원은 국가 재정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은 고작 10여명. 지난 9월 역사모임을 발족할 때 당 소속 의원 103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행보에 여러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는 데 대한 부담감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행사 규모를 키우지 않았다. 김 의원도 "의정활동을 하는 것 뿐인데 언론에 자꾸 곡해하는 기사가 나와서"라고 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서 의원을 축하하며 먼저 포옹을 한 것을 두고도 "서 의원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지 않으려는 체스처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다. 보폭을 좁히긴 했지만 속도는 더 빨라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6일에도 국회에서 역사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오는 11일에는 복지 관련 공부 모임을 발족한다. 이 모임에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최근 우경화 지적에 대한 김 의원의 나름의 대응인 셈이다.
정몽준 의원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며 시동을 건 정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 도전과 관련해 불출마 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바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의원도 서 의원이 신경쓰이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서 의원 당선 축하를 겸해 열린 의원총회에 늦게 참석한 정 의원은 서 의원의 당선 소감을 놓쳤으나 미리 보좌진을 통해 서 의원의 발언을 속기하게 한 뒤 회의 도중 그의 발언을 꼼꼼히 읽어보기도 했다. 정 의원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최고ㆍ중진연석회의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메시지를 위해 보좌진의 회의와 별도로 외부 자문그룹의 도움도 받는다고 한다. 정 의원으로서는 당권보다는 서울시장 당선을 통한 대권 도전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당으로 복귀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펼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미 주변 측근들은 여의도와의 접촉을 늘리며 김 지사의 당 복귀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여권에선 김 지사를 제외하고는 야당의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대적할 만한 인사가 없어 그가 주변의 3선 도전 요구를 뿌리치고 당에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완구 의원도 당권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달 중순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을 공식 발족할 계획이다.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데 대부분 박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 친박 핵심 의원들이 중심이라고 한다. 이인제 의원 역시 지난 6월 의원 30여명이 참여한 '통일 연구 모임'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세규합 중이다.
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국회 의정활동에만 주력하고 있다. 당 회의 및 행사에 불참하며 노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 의원 역시 정치행보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 후보로 지명되며 여권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떠오른 바 있는 김태호 의원도 소속 의원들과의 접촉횟수를 늘리며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당 관계자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미 내년 지방선거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선택할지, 아니면 당권에 도전할지, 아니면 국회 상임위원장을 노려 다음 총선을 준비할지를 두고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