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이재현 父子의 '기구한 삶'
CJ그룹 이재현 회장 부친 이맹희씨 폐암수술받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전 제일비료 회장)씨가 폐암 수술을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자(父子)의 기구한 운명이 새삼 화제다. 두 부자의 삶의 궤적은 보통의 재벌가 장자 집안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씨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장손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와의 불화로 그룹을 물려받지 못한 '비운의 황태자'였다. 동생인 3남 이건희 회장이 그룹 총수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이씨는 이 회장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때부터 가정을 떠나 방랑했다.
17일 CJ그룹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 폐암 2기 진단이 나와 그해 12월10일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
이씨는 그동안 매년 한 번씩 국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왔으나 지난해 초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주식인도청구 소송(유산소송)을 내는 등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거의 2년간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유산소송이 한참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폐에 이상 징후가 발견돼 정밀 진단결과 폐암 판정을 선고받았다.
당시 아들과 가족이 있는 국내로 귀국해 수술받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귀국 시 언론의 관심이 증폭되고 또 유산소송으로 인해 그동안 주로 이용했던 삼성서울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일본에서 수술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암은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암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5∼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씨는 중국에서 요양하며 항암치료 중이다. 하지만 여든셋의 고령으로 수술로 인한 체력 저하로 거동조차 불편한 상태다.
이씨는 최근 아들 이 회장의 신장이식수술 소식을 전해 듣고 추석 때 귀국해 아들과 신장제공자인 며느리를 병문안하고 성묘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의사의 만류로 귀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최근 아들의 검찰 수사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 때문에 아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고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최근 소송 논의차 중국을 방문한 법무법인 화우 측 변호사에게 "선대 회장 뜻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로 인해 아들이 고초를 겪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부인 김희재씨의 왼쪽 신장을 자신의 오른쪽 신장 부위에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 7월 초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은 신장 이식 수술을 위해 3개월간의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은 뒤 신장이식수술을 마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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