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허리띠 졸라맸지만 형편없는 실적에 실망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최대은행 HSBC가 비용 절감과 부실자산 정리로 늘어난 상반기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핵심 시장 절반 이상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돼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BC의 올해 상반기(1~6월)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3% 늘어난 10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10% 증가한 141억달러를 기록했다. 비용 절감과 부실자산 정리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었다.
그러나 HSBC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문들을 매각한 탓으로 매출이 줄고, 일부 핵심 시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 맨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HSBC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4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 348억달러도 소폭 밑돌았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가 3개월 전 꼽은 '핵심 성장 지역(priority growth areas)' 22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곳에서 실적 감소세가 나타났다. 남미지역에서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순익이 각각 67%, 76% 줄어들어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경제성장 둔화 속에 은행 부실채권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핵심 지역에서 실적이 줄어드는 쓴 맛을 봤다.
FT는 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 HSBC의 비용 절감 노력이 성장 둔화 충격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의 걸리버 CEO는 2011년 취임 이래 52개 사업을 폐쇄하거나 매각하고, 4만6000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현재까지 41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실망스런 실적 발표 영향으로 이날 영국 주식시장에서 HSBC 주가는 5%나 미끌어졌다. FTSE1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HSBC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다. 런던 소재 증권사 브레윈돌핀의 에드 살베센 주식 담당 애널리스트는 "실적의 질이 매우 형편없어 보인다"면서 "투자 의견을 내리는 곳이 일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편 더글러스 플린트 HSBC그룹 회장은 내년부터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은행권 보너스 규제가 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줄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