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간당 7.2% 인상
영세업자 부담 늘어 알바생 일자리 되레 줄어들수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해 30대에 들어선 김모씨(32)는 서울대입구역 부근 편의점에서 5개월째 일하고 있다. 취업 못한 아들을 부양하고 있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고자 선택한 일이었다. 시급은 4860원. 3개월전까지만 해도 '인턴'이라는 명목 하에 시간당 4600원을 받았다. 하루 4시간씩, 주말을 제외하고 25일을 꼬박채워도 50만원을 넘지 못한다.

중소기업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시급(時給)의 기준이 되는 최저임금이 내년 시간당 5210원으로 결정됐다. 1988년 최저임금이 처음 도입되고 27년 만에 처음으로 5000원을 넘어섰다. 올해보다 350원, 비율로 따지면 7.2% 인상됐다. 김씨가 내년에도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면 월 3만5000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 108만8890원이다. 올해 101만5740원보다 7만3150원 올랐다. 혜택은 주로 저임금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최저임금을 심의ㆍ의결한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체 근로자 1773만4000명 중 14.5%에 달하는 256만5000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결정되기까지 노사 간 협상은 쉽지 않았다. 당초 재계는 동결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이보다 훨씬 높은 5910원을 주장했다. 노사는 각각 50원을 올리고, 120원을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법정 논의 시한인 지난달 27일까지도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결국 공익위원의 중재안 표결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5년째 반복되는 모습이다.


어렵게 인상됐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영세 사업자의 부담을 늘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고 결국 일자리 총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개선을 위해 인상된 최저임금이 되려 이들의 발목을 잡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AD

중소기업계는 이미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있다. 전현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중소기업 절반 이상은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 시급 4860원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신규채용 축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49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이 고율로 인상될 경우 35.8%에 달하는 기업이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감원 또는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는 기업도 25.2%에 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선임연구원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이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 등 복지혜택을 확대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