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한명당 1억원꼴 떠안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식! 말도 하지 마세요. 머리 아픕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팬오션 직원들이 우리사주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의 상징이었던 우리사주때문에 법정관리 후 빚더미로 전락했다. 잘 나가던 회사가 침몰 직전까지 내몰린 것에 대한 충격과 우리사주에 따른 생활고에 직원들의 한 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3일 STX팬오션 등에 따르면 700여명의 직원들이 STX팬오션의 우리사주 45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 2007년 상장 당시 공모 물량의 20%인 6861만9282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했다. STX직원 1200명은 약 11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직원 1인당 평균 9200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1720원이었으나 STX팬오션은 2008년12월 10개 기존 주식을 하나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진행한다.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까지 주가는 3015원까지 내려앉았으며 이달 현재 평균 1435원 정도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된 셈이다.

직원들은 이 기간동안 연평균 276만원의 이자를 5년간 납부했다. 1380만원의 이자까지 더해 약 1억원의 빚더미만이 그들 손에 남았다.


상장 당시는 해운 초호황기로 STX팬오션은 우리사주 매입자금을 대출까지 해주며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팔았다.


STX팬오션의 한 직원은 "과장 말호봉이 1인당 평균 1억원 가량, 부장급은 1억2000억원 가량 매입했다"며 "당시 회사에서 매입자금의 절반은 무이자, 절반은 6% 이자로 자금을 대줬다"고 전했다.


STX팬오션의 우리사주조합도 주식 매입 후 1년간 매매를 할 수 없는 대신, 1년이 지난 시점에 손실을 90%가량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직원들은 STX팬오션이 2005년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뒤 주가가 크게 뛰었다는 점을 유념했다.


STX팬오션의 싱가포르 증시 상장시 공모가격은 0.9싱가포르달러(액면가 100원, 액면가 5000원 환산시 2만7000원 수준)였다. 2년 뒤 1.7싱가포르달러(액면가 5000원 환산시 5만1000원 수준)까지 뛰었다.

AD

하지만 장밋빛 미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빛을 잃었다. 벌크선 운임지수 등 그간 하늘만 바라보던 각종 지수가 땅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STX팬오션의 한 직원은 "충성심이 빚더미로 되돌아 온 현실은 가히 절망적"이라며 "퇴직금을 받아도 빚 처리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경영진들이 이같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시점"이라며 "회사가 빠른 시일내 법정관리를 탈피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할 때"라고 권고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