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콘텐츠기금 암초… '脫통신' 가로막힌 통신
매출 5% 부담금 징수 논란 통신업계로 불똥튀나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탈 통신'을 향한 통신업계의 행보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상상콘텐츠기금 때문이다. 콘텐츠 유통업체에 매출의 5%까지 부담금을 징수한다는 기금 계획이 통신업계에 족쇄로 작용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상상콘텐츠기금을 둘러싼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통신사들이 망 공급자를 넘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콘텐츠 유통과 솔루션 구축, 심지어 자체적인 제작과 배급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도 콘텐츠 유통에 관여하는 만큼 영향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일단은 법안이 초기논의 단계인 만큼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콘텐츠 유통을 통하여 발생한 매출액의 100분의 5의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특히 게임업계가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중소 게임개발사들은 유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매출 5%는 상당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통신업계라고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통신업계가 최근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은 앱 장터 'T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유통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며 주요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로 자리잡았다. '가상재화' 시장을 강조하고 있는 KT도 자사 플랫폼 '올레마켓'을 통한 유통은 물론 개발 지원까지 나섰다.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게임 'C게임스'를 통해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 한편 개발업체 발굴과 투자까지 참여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만약 이같은 법안이 도입된다면 국내 사업자만 해당되서는 안된다"면서 "콘텐츠 유통을 통해 국내에서 상당한 이익을 가져가고 있는 애플ㆍ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도 예외없이 적용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모든 콘텐츠 사업자에게 일괄적으로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 아니며, 차차 논의를 통해 해당 기준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자는 것"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법안의 취지가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으며, 콘텐츠산업계에서 대형사업자와 영세한 사업자간 격차가 큰 만큼 여유가 있는 사업자가 상생협력 차원에서 도움을 분담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반발이 커진 가운데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12일 "민간업체로부터 기금을 강제 징수하겠다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면서 "업계가 동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회 관계자는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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