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전, 요금제 비합리적으로 운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국전력이 산업용 전기요금은 낮게 책정한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18년 전의 누진률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요금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요금제를 비합리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약 두 달간 9개 공기업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기업 재무 및 사업구조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감사 대상에 포함된 9개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동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SOC(사회간접자본)와 에너지 분야 공기업들이다.
에너지 공기업 가운데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책정해 전기 과소비를 조장하고 재무구조를 스스로 악화시켜 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제조원가 중 전력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1.94%에서 2011년 1.17%로 감소했다. 그런데도 한전은 2008~2011년 총괄원가 대비 85.8% 수준으로 요금을 낮게 책정해 5조원 가량 전기를 싸게 공급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전력소비량이 OECD 평균 1.75배에 이르는 등 산업용 전기를 과다소비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원자력·석탄 발전기를 이용해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심야전력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비용의 유류·가스 발전기까지 동원해 공급량을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전은 총괄원가의 63~66% 수준의 요금을 유지하면서 2008~2011년 1조9700여억원의 손실이 쌓였다.
이와는 반대로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 평균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1995년 시간당 156㎾에서 2011년 240㎾로 50% 이상 증가했는데도 한전은 '시간당 300㎾ 초과시 원가이상의 요금을 적용한다'는 1995년 당시의 전기요금 누진률 적용기준을 지금까지 고수해 왔다.
이에 따라 누진률 적용으로 원가 이상의 요금을 납부하는 가구 비율은 1995년 5.3%에서 2011년 33.2%로 급증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의 평균 판매단가도 같은 기간 91.1원에서 121.3원으로 33.2%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누진제로 인한 요금인상 효과는 12.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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