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옹은 경북 경주에서 충북 제천까지 열차수송작전을 펼쳤던 철도참전용사로 개관식에서 참전수기와 당시 작업복을 공개했다.
작전명령은 옹천~평은 간 내성천에 있는 높이 15m, 길이 120m의 철교를 폭파하라는 내용이었다. 북한군이 철도를 이용해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이었다. 철교까지 가려면 2.75km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그 속에서 기관차가 내뿜는 화염온도가 50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만약 불꽃이 TNT에 튀면 기관차승무원 3명과 공병대원 20명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또 남침 중인 적군을 막지 못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숨 막힐 정도의 정신적 고통이 따랐다.
한번은 안정역을 거쳐 영주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영주역은 적의 포탄공격으로 수많은 부상자가 생겨 지옥이 되었다. 여기저기 살려달라는 부상병들을 두고 갈 수 없어 30여명의 중상자를 실었다. 피투성이가 된 군인들을 가슴에 안고 열차에 태울 때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문수역을 향해 서행운전으로 가던 중 앞서 문수역을 출발한 병원열차가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시행한 작전에서 귀중한 인명을 구하고 군수품 적재열차도 무사히 끌고 오는 데 성공하여 한국철도 역사에 기록될만한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3일, 코레일이 병력과 군수물자수송에 썼던 증기기관차 미카 3형 129호와 연료차, 3등 객차 2량을 전시했다. 이 기관차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415호로 현충원에 전시돼 일반인에게 첫 공개되었다. 기관차는 1950년 6.25전쟁 때 미군 제24사단장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참여했다.
코레일이 올해 5월30일에는 객차 2량을 활용, 호국관과 역사관을 만들었다. 호국관에는 철도영웅들의 비망록, 추모의 벽 등을 조성했으며 ‘딘 소장 열차구출작전’에 참여했던 김재현 기관사와 철도참전용사 들의 사진, 작업복, 6.25전쟁에 관련된 영상 등이 최초로 공개됐다. 역사관에는 한국철도의 발자취, 가볼만한 철도역 등 철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6.25전쟁 때 2만 여명의 철도인이 조국수호의 일념으로 군사수송작전에 참여해 287명이 순직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호국철도기념관을 찾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철도영웅들의 숭고한 넋을 추모하고 나라사랑정신을 함양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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