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학생들의 자원봉사 크게 늘어..중국 시민사회의 성숙 반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진으로 폐허로 변한 중국 쓰촨(四川) 일대에 새로운 ‘문제점’이 나타났다. 피해 현장에 너무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가족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던 중국인들이 자신의 안전을 챙기지 않은 채 지진 피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그 인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22일 "자원봉사자들 자신들이 일종의 재앙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피해지역의 주민보다 자원봉사자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잠잘 곳이나, 먹을 것도 없을 뿐 아니라 구조 등에 있어서도 경험이 전무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집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21일 정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민간 자원봉사자들의 접근을 막은 데에는 이러한 원인이 일부 작용했을 것 이라고 말한다.

FT는 이같이 중국에 자원봉사자가 늘어난 것은 사회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중국인들의 시민의식이 높아져, 이러한 참사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청년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친구들과 함께 구호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 2시험이 끝난 20일 쓰촨에 지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친구들과 자원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는 친구들과 지진 피해 현장에서 노숙하며 자원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움직임이 커짐에 따라 인근 지역 대학생들의 자원봉사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원은 쓰촨 인근 지역 대학에 대해 학생들이 지진 피해 지역으로 가지 않도록 유도하는 대신에, 헌혈을 권장해달라는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자원봉사자들의 이동을 가로막는 이유는 교통상의 문제점 때문이다. 참사 초반 중국 정부가 피해가 알려지면 민심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서 자원 봉사자들의 참여를 막았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이보다는 교통편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필수 인원을 신속하게 접근 시키기 위해 민간인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피해 지역 상당수가 좁은 산간도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는데 차량들이 몰리게 되면 오히려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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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중국 정부의 복구 노력으로 도로가 신속하게 복구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이웃을 도우려는 노력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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