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라쿠텐 창업...인터넷과 디지털기술로 新일본 경제 창출 역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의 온라인 오픈 마켓 업체 라쿠텐(낙관이라는 뜻)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의 인터넷 인구가 겨우 500만 이던 1997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아무도 전자상거래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미키타니는 15년만에 회사를 일본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로 키웠다. 2012년 12월 말 현재 라쿠텐의 회원은 8156만 명, 물건을 파는 기업은 4만735개나 된다.연간 거래규모는 무려 40조 엔에 이른다. 라쿠텐은 은행과 보험,여행과 미디어,전자상거래기업을 망라하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미키타니는 순자산 65억 달러를 가진 일본 4위의 부자(포브스 2012년 기준)에 등극했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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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9세인 그는 오늘날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롤모델'(Role Model)로 간주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표현을 빌면 ‘반항아 기업인들 떼’의 지도자이다.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의 억만장자 대표 다나카 요시카즈처럼 기존 체제를 반대하는 기업인 반열에 올라 있다.

미키타니와 라쿠텐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젊은 나이에 고령화 일본사회에서 돋보이는 기업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을 통한 개인과 사회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그의 기업 철학과 항상 혁신하고 전진하며, 철저한 프로정신을 발휘할뿐더러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가정→실행→검증→구조화하고 속도전을 벌이는 성공원칙도 한몫을 했다.


그리고 그는 하루 15시간씩 주 6일간 일해 성공을 일궈냈다.


미키타니가 2004년 일본 경제인연합회인 게이다렌에 가입했다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후 에너지 정책을 둘러싸고 이견이 생기자 탈퇴한 것이나 회사에서 ‘영어화’를 선언한 것도 혁신과 변화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그는 일본에 있으며,일본인 직원인 많은 라쿠텐의 공용어를 영어로 바꾸는 ‘잉글리쉬나이제이션’ 계획을 2010년 발표했다. 이토 다카노부 혼도 사장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아냥했지만 그는 영어는 더 이상 ‘비교우위’가 아니라 ‘필수요건’이라며 밀어붙였다.


미키타니 CEO가 이처럼 일본사회와 일본 재계에서 혁신의 총아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일찍이 미국에서 인터넷을 경험했다는 사실과 떼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그는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효고현 고베시 출신인 그는 도쿄대와 교토대와 함께 일본 3대 명문 국립대로 꼽히는 히토쓰바시 대학을 1988년 졸업하고 현 미즈호 투자은행의 전신인 일본흥업은행에 입사해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는 재직중 1991년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1993년 5월에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고 이듬해 2월 컨설팅회사 크림슨그룹을 창업했다.이 때 흥업은행을 퇴직했다. 그는 1997년2월 라쿠텐을 설립하고 단 6명의 직원과 13개 회사와 손잡고 ‘라쿠텐 이치바’라는 쇼핑몰을 출범시켰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미키타니는 불과 3년만인 2000년 4월 회사를 상장했다.그는 총거래규모가 360억 엔에 불과하던 2001년 매출목표 1조 엔을 그룹 목표로 정했는데 2007년 1조 엔, 2011년 11조엔을 달성했다.2004년에는 도후쿠 골든 이글 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는 2010년에는 글로벌 기업화에 주력했다. 이 해 5월에 영어공용화를 시작하고 6월에는 뉴욕 라쿠텐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7월에는 미국전자상거래 업체인 바이닷컴을 인수했다.


미키타니는 기업 확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의 성공철학 대로 인터넷을 통한 사회의 역량 강화에도 적극 참여했고 현재도 참여하고 있다. IT기업만 회원으로 있던 인터넷기업협회의 문호를 개방해 일본신경제협회(JANE)로 변신시켜 일본의 낡은 경제(Old Economy)를 신경제(New Economy)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아베총리의 10인 경쟁력강화위원회 멤버로서 사회의 전 부문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수용하라고 권하는 등 혁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그는 일반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와 온라인 선거 허용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16일에는 도쿄에서 구글을 비롯해 IT기업 고위 임원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개최했다.일본에도 소프트뱅크의 손마사요시와 같은 성공한 기업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현상을 타파할 신기술을 도입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였다.그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면서 “해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주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키타니는 기술이나 산업을 선정해 정부가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고전적 일본 방식’은 개인과 기업이 혁신을 유인책을 빼앗는다며 대안으로 아베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미키타니는 “이 나라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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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층이 반발하고 있긴 하지만 아베 정부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나서고 있는 만큼 혁신 아이콘 미키타니가 일본 사회에도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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