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효과' 글로벌 채권시장 '강타'
日 국채금리 '제로' 근접…우량국 장기채 줄줄이 하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 중앙은행(BOJ)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글로벌 채권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국채가 '제로 수익률'에 근접한 데 이어 미국ㆍ독일ㆍ캐나다ㆍ영국ㆍ벨기에 같은 우량국 국채 금리도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구로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프랑스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영국의 30년물 장기 국채 금리도 각각 지난해 7월과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개월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한 덕으로 분석됐다. 특히 BOJ가 지난주 정부의 신규 발행 국채 70%를 사들이겠다는 내용의 추가 통화완화 정책 발표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일본의 국채 가격이 치솟고 장기 국채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지면서 일본의 연금펀드, 보험사, 개인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외국 국채로 눈 돌린 것이다.
미 뉴욕 소재 BNP파리바의 케빈 월터 국채 거래 담당 사장은 "지난 5일 일본에서 10년ㆍ30년 만기 장기 국채 매입 규모가 어마어마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의 30년물 국채다. 지난 5일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867%로 일본 30년물 수익률 1.2%보다 높았다. 투자는 일본의 연금펀드나 생명보험사들이 이끌었다. 이들 연금펀드나 생보사는 장기 수급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미 달러 강세도 미 국채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2% 떨어졌다. 일본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 애셋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사토 최고경영자(CEO)는 "연금뿐 아니라 일본의 개인 딜러들도 외국 국채 매입에 뛰어들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것은 글로벌 채권 투자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수주 사이 미 국채 수요가 증가했다. 미국이 성장 모멤텀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9개월만에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런 투자 심리에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일본인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미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은 감소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주 210억달러(약 23조7615억원) 규모의 10년물 국채 등 66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팔아 치울 계획이다.
뉴욕 소재 미쓰비시 UFJ 증권의 토머스 로스 이사는 "일본이 미 국채를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나라다.
다른 국채 시장도 저금리 이익을 보고 있다. 일본인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지만 투자다변화라는 면에서 이들 위기국 국채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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