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수록 손해"..증권사 RP판매 뜸해졌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고객에게 연 4~5%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앞다퉈 판매되면서 시중자금 유치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권사 입장에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2회계연도 4ㆍ4분기 자금유치 실적을 끌어올리고, 올해 신규 고객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한 측면이 강하다.
RP는 은행이나 증권회사가 일정기간 후 다시 사들인다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판매하는 금융상품이다. 국채,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 등이 그 대상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종합금융사 등이 자체보유채권을 담보로 쌓아두고 담보채권의 금액범위 내에서 거래고객에게 일정 시점(통상 6개월) 이후 되사주는 조건으로 담보 채권을 쪼개서 판매한다.
이런 가운데 6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2.5%선인 상황에서 RP용도로 자금을 아무리 잘 굴려도 연 2.7% 수준의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만약 고객에게 연 5%의 수익을 약속했다면, 연2.3% 만큼의 손해를 감수하는 셈이다.
모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회사가 손익을 떠안기로 마음먹고 판매하는 이벤트성 상품으로 계속해서 팔 수 없는 구조"라며 "최근 금융감독당국에서도 판매 자제를 권고해 온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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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성적표는 최고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신규 및 휴면고객, '100세 시대 플러스인컴 랩'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연 5.0% 수익률의 91일물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고객 당 1억 원 한도로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다 팔려나갔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1억원 이상 맡기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RP 300억원 어치를 내놓았는데 일주일 만에 절판됐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연 4%의 RP 상품은 출시 한달동안 1294억원 어치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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