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 대만에서 중국 스파이들이 활개 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들의 암약으로 대만과 미국 사이의 안보협력 관계마저 위협 받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윌리엄 스탠튼 전 대만 타이베이(臺北) 주재 미국ㆍ대만 협회(ATI) 전 회장은 최근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ATI는 법률적으로 미 정부 기관이 아니지만 사실상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한다. 스탠튼 전 회장은 주한 미 대사관 부대사도 역임한 바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스탠튼 전 회장은 최근 대만에서 활약 중인 중국 스파이들로 미국과 대만 간 안보협력 신뢰가 크게 위협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 간 적어도 9명의 대만인이 중국 정부를 위해 간첩으로 암약하다 체포됐다. 이들 중에는 육군 장성, 공군 대위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대만의 방공 시스템 정보를 중국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만의 군사 시스템 대부분은 미국과 직접 연관돼 있다. 미국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상호방위조약은 이미 폐기됐다. 그러나 미국은 대만 방위 능력을 유지하도록 법에 규정해뒀다.


따라서 미국은 대만에 방위용 무기와 시스템을 계속 제공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체계, 방어 시스템과 관련된 정보가 중국으로 속속 넘어가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중국 스파이가 활개치고 있는 것은 대만 내 정치기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친중국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무리한 대만 독립은 접어두고 중국과 유대강화를 강조한다. 실제로 양안 사이의 교류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대만의 중국 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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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침략에 대비한 대만 국방비는 대폭 줄었다. 200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8%였던 국방예산은 지난해 2.2%로 떨어졌다. 이로써 대만군의 내부 기강과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이 틈에 중국 스파이들이 미국의 고급 군사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게 미국측 시각이다. 그 결과 미국 정부가 대만과 안보협력에서 몸을 사리게 된다는 게 스탠튼 전 회장의 논리다.


그는 "대만과 중국 본토 사이에 급증하는 경제 교류도 결국 대만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본토와 교류가 잦아질수록 다른 국가와 교역은 줄어 결국 중국의 대만 통제력을 높이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만 정부는 스탠튼 전 회장의 발언에 발끈하고 나섰다. 당장 대만 국방부가 나서 스파이를 색출하는 방첩 활동이 원할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대만 내 중국 스파이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씻어내긴 어려울 듯하다

뉴욕=김근철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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