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패션 게릴라, 2013 파리컬렉션을 사로잡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패션피플들의 축제, 2013 F/W 파리 컬렉션이 시작됐다.
색다른 변신 대신 안전노선을 택한 2013 F/W 파리 컬렉션에는 샤넬, 지방시, 랑방, 등이 참여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헥사바이구호와 지방시의 컬렉션은 패션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헥사바이구호' 정구호..레지스탕스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정구호는 어떤 놀라움과 경이로운 작업들을 보여줄까. 지난 3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 2013년 F/W '헥사바이구호(hexa by kuho)' 컬렉션 현장. 웅장하고 거친 비트의 음악이 시작되고, 모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는 레지스탕스(resistance, 저항군).
전쟁에 사용되는 미사일, 어뢰, 무기설계도 등을 실리콘 프린트와 레이저 커팅, 섬세한 자수 등의 디테일로 한층 독창적인 '레지스탕스'를 표현했다. 의상 컬러는 블랙, 다크 그레이를 중심으로 옐로우, 레드, 아이보리 등이었다. 전쟁을 모티브로 해 남성성이 강조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허리에 페블럼 디테일을 삽입해 여성미를 강조했다.
정구호는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인 레지스탕스를 전쟁 그 자체의 의미 외에 인간 내면적 통찰로 풀어내려했다. 사랑의 구속에 대한 저항, 자유에 대한 갈망 등 현대 사회의 인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저항으로 재해석했다.
이번 컬렉션 준비기간은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마지막 한달여간은 거의 밤샘 작업이었다. 정구호와 함께 쇼를 준비한 김현정 헥사바이구호 실장은 "이번 컬렉션은 유독 수작입이 많았다"면서 "실리콘 프린트로 무기를 표현하는데 다 수작업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한 현지관계자는 "미니멀리즘과 아방가르드로 대표되는 헥사바이구호 본연의 아이덴티티가 완벽히 표현됐다"고 평가했다.
컬렉션 현장에는 파리의상조합 회장인 디디에 그랑바흐 (Didier Grumbach)를 비롯해
마크제이콥스의 스탐백의 뮤즈로 유명한 세계적인 톱모델 제시카 스탐(Jessica Stam), 패션 파워블로가 가랑스 도레(Garance Dore)와 같은 저명한 패션계 인사, 셀레브리티, 현지 언론 및 바이어 등 45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일모직 여성복 구호(KUHO)의 컬렉션라인인 헥사바이구호는 지난 2010년부터 고유의 아방가르드 감성과 구조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뉴욕, 파리 등 세계적인 컬렉션을 통해 성장해왔다.
2010년부터 뉴욕, 파리 등 세계적인 컬렉션에 참가한 헥사바이구호는
프랑스, 미국, 홍콩, 이태리, 일본 등으로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여 전세계 9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헥사바이구호는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 오프닝 세레모니 (Opening Ceremony), 조이스(Joyce), 단토네 (Dantone),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 홍콩) 등 세계적인 유명 편집샵 및 명품백화점에 입점하여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지방시' 리카르도 티시..로맨티스트처럼
파리컬렉션에서 돋보였던 또 다른 쇼는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2013 F/W 컬렉션이었다. 이번 지방시 컬렉션의 콘셉트는 집시풍과 빅토리아 시대의 로맨티시즘의 만남이다.
리카르도 티시 특유의 시그니처 쉐입과 프린트는 이번 시즌 선명하고 굵직한 페미닌 실루엣으로 재탄생됐다.
남성복을 빌려 입은 듯한 남성적인 집시풍 느낌에 여성복을 군데군데 짜깁기 한 듯한 컬렉션은 여성성과 남성성이 어우러져 선보이고 있다. 바이커 재킷과 봄버 재킷, 스웻셔츠, 깃이 없는 더플 코트는 무릎 밑까지 떨어지는 미디 스커트나 벌룬 쉐입의 드레스와 매칭됐다. 섬세한 주름장식, 우아한 러플장식은 블라우스와 셔츠, 드레스를 수놓았다.
패브릭과 프린트의 강렬한 그래픽 패치워크(짜깁기)는 구조적인 테크닉을 정교하게 표현하며, 각기 다른 텍스쳐의 대비를 잘 표현해준다.
관능적인 레이스와 실크 쉬폰의 모자이크 또한 눈에 띈다. 플로럴 프린트 천과, 장미 문양이 새겨져 있는 트위드, 페이즐리 자카드는 체크셔츠, 마돈나 프린트의 벨벳, 상어 이빨의 남성적인 프린트와 매칭된다. 레이스와 쉬폰은 별, 스팽글, 크리스탈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뾰족한 부츠는 구렁이, 파이톤, 휩 스네이크, 장어 가죽 등을 핸드스티치해 다양한 색상으로 빛난다.
파리컬렉션에 앞서 성황리에 끝난 '2013 F/W 밀란 컬렉션'에서는 꾸뛰르(Couture)에서 영감 받은 차분한 실루엣과 파격적인 감성을 동시에 담은 '구찌 컬렉션'이 눈에 띈다. 이번시즌 컬렉션의 콘셉트는 어두운 느와르(Noir). 색상도 퍼플 와인, 짙은 러스트 레드, 몽환적인 모스 그린, 청색 계열의 셀룰리안 블루 등이 주를 이뤘다.
또한 빈티지한 크랙 효과를 준 부드러운 가죽, 페이턴트, 파이톤, 포니 스킨, 아스트라칸, 실크, 부클레(boucle), 레이스와 울 등의 소재가 사용돼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됐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는 "이번 컬렉션은 치명적이고, 위험한 여성스러움을 지닌 구찌 여성을 표현했다"면서 "구찌 여성은 금속처럼 차가우면서도 섹시하고, 팜므파탈적인 매력으로 자신을 정의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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