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아시아 각국의 기업 및 가계 부채가 급증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아시아 경제가 부채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2008년 경제위기로 세계가 큰 어려움에 허덕였지만 아시아는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사정이 나았다. 아시아도 다른 지역처럼 수출ㆍ내수 부진을 겪었지만 금융위기는 피해갔기 때문이다.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월스트리트의 금융업체들과 달리 서브프라임 같은 위험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았다. 은행의 기본 업무인 대출ㆍ예금에 충실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경영방식도 위기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아시아, 이번엔 부채 쓰나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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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부채가 염려스러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HSBC 은행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 신용 비율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홍콩의 GDP 대비 가계 및 기업 대출 비율은 2005년 143%였으나 지난해 202%로 늘었다. 한국의 경우 132%였던 부채가 166%로 증가했다. 싱가포르는 91%에서 117%로, 중국은 112%에서 130%로 늘었다. 특히 베트남은 66%에서 113%로 급증했다.

부채 증가의 원인은 각국마다 다르다. 하지만 양상은 비슷하다. 각국의 부채가 급속도로 느는 것은 유례 없는 저금리 탓이다.


부채 비율이 느는 것은 경제성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경제가 발전하면 금융 부문이 커지고 부채도 자연스럽게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을 감안해도 최근의 부채 증가 추이는 우려할만하다. 아시아의 부채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경제성장 속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HSBC는 "아시아 각국이 부채에 의지해 경제를 성장시키면서 더 많은 부채가 필요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경제성장이 계속되면 부채는 더 빠른 속도로 늘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P의 킴응탄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수석 이사는 "아시아의 부채가 더 늘 것"이라며 "거시 수준에서 부채 비율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시아의 부채가 특별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아시아의 부채는 유럽 등지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채의 증가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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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부채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외부 충격이나 세계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세계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 아시아 부채는 심각한 문제로 등장할 수 있다.


타임은 아시아가 부실 대출과 감당 못할 부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 경험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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