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우리銀 싸움에...금호산업 법정관리 가나
채권단 예금계좌 가압류 사태 놓고 대립...정상화 중단 위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호산업을 둘러싼 채권단 간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금호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면서 금호산업의 정상화 작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21일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에서 채권단 긴급협의회를 열어 우리은행의 금호산업 예금계좌 가압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안을 모색했다. 출자전환이나 상환유예 등 방안이 제시됐지만, 결국 합의점은 도출되지 못했다. 산은 측은 금호산업의 '법정관리'까지 거론하고있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경영난으로 지난 2009년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듬해 1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워크아웃 추진을 결의했고, 2010년3월 출자전환과 자금지원, 2012년2월 추가 출자전환 및 자금지원 등 두 차례의 워크아웃 플랜을 확정, 시행했다. 이후 지난 1월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논란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이 보유중인 베트남 현지법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100%) 가운데 50%를 아시아나항공에 721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6년8월 상법상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시아나사이공과 59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 및 CP 매입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아시아나사이공은 이를 근거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를 발행한 후 금호산업에 대출했다. 금호산업은 이 자금으로 베트남 호치민에서 호텔과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KAPS에 출자했다.
우리은행은 지분 매각대금은 대출협약에 따라 당연히 대출금상환에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산업은행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대립에는 우리은행이 우리은행이 아시아나사이공과 맺은 약정으로 들어온 자금이 비협력채권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견해차에 있다.
비협력채권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채권을 말한다. 채권단이 두 차례에 걸쳐 합의한 워크아웃 플랜과는 상관없는 자금이므로 당연히 대출금상환에 사용돼야 한다는 게 우리은행 측 주장이고, 비협력채권이 아니므로 KAPS매각대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여야 맞다는 게 산업은행 측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대출금의 일부상환, 분할상환 또는 담보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우리은행은 산업은행이 반대입장을 고수하자 최근 금호산업의 예금을 가압류 신청하게 된 것이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리은행은 "지분매각으로 조기상환 의무가 발생했는데도 불이행하고있다"고 주장했고, 산업은행은 "우리은행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심각한 모럴해저드"라고 반발하고 있다.
협상안으로 내놓은 방안들도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서 금호산업의 유동성 위기 등 극한 상황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관련 비협약채권(149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 ▲채권현금매입(cash buy out) ▲장기분할상환 ▲상환유예 등을 제시했지만 우리은행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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