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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명문가⑦자동차 거장 포르쉐·피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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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지원받은 국민차 '딱정벌레'....名車 전설이 되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독일 시사잡지 슈피겔의 편집장으로 일한 슈테판 아우스트와 슈피겔 TV편집자로 일한 토마스 암만은 2012년 펴낸 '포스쉐의 전설'에서 자동차 기업 포르쉐에는 설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전설과 3세대에 걸친 가족이야기, 아돌프 히틀러와 폭스바겐(국민차),전쟁과 평화,독일 연방의 경제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비단 포르쉐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포르쉐를 인수한 폭스바겐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독일의 굴절된 역사와 2차 대전후 독일의 재건과 독일 자동차 산업의 발전사 그 자체이 때문이다.
포르쉐와 폭스바겐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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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폭스바겐 그룹은 포르쉐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감독이사회 의장,외손부를 비롯한 친손들이 이사로서 세계 넘버 2 자동차기업의 경영을 감독하고 있다.

폭스겐그룹은 폭스바겐를 비롯해 아우디와 벤틀리,부가티와 람보르기니,두가티,세아트와와 포르쉐, 트럭인 스카니와 만을 생산하는 공룡기업이다. 2011년에 8265만5000대를 고객에게 인도해 1593억 유로의 매출을 올린 미국 의 제너럴모터스(GM)에 이은 세계 2위의 자동차 그룹이다. 승용차 시장의 12.3%를 차지한 강자다.
 폭스바겐그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18년 GM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이같은 목표는 단순히 브랜드가 많다는데 기반을 두고 있지는 않다. 품질제일주의를 맹신한다는 평가를 받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감독이사회 의장과 마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의 품질에 대한 집착,가문의 결속력,탄탄한 자본이 바탕으로 두고 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 의장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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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히는 문제가 있다 싶으면 자동차 한 대를 분해하고 기능을 개선한 다음 다시 조립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경영인이다. 대학에서 포뮬러원(F1)으로 학위를 따고 1963년부터 1971년까지 포르쉐에서 근무하면서 저 유명한 911개발에도 참여한 엔지니어다. 그는 1972년 아우디의 자동차 개발 담당 직원으로 입사해 '아우디 100'등을 개발해 능력을 입증,회장까지 승진했으며 1993년에는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의 회장이 돼 폭스바겐 브랜드의 고급화와 신규브랜드 인수를 추진해 성공을 거두는 등 기술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그는 또 2005년 포르쉐의 '월급쟁이 CEO'인 벤델린 비데킹이 폭스바겐 지분매수를 통해 주인이 되려고 하자 역습에 나서 7년만에 승리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페르디난트가 재산을 친손자와 외손자 등에게 10%씩 균등하게 나눠준 이후 대립과 갈등이 생기자 포르쉐 일가는 1971년 가족들은 회의를 열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독립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경영참여의 길이 봉쇄된 피에히는 아우디로 건너가 일가를 이뤘다.

 피에히는 페르디난트의 딸 루이제의 차남으로 평생을 자동차에 받친 외할버지의 명석한 두뇌와 손재주,어머니의 사업가 기질을 다 물려받았다. 루이제 역시 남동생이자 포르쉐 경영권을 물려받은 안톤 에른스트 페리 포르쉐보다 더 결단력 있는 사업가였다.그녀는 결혼후 줄곧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포르쉐의 수입판매를 대행한 사업가였고 1945년 포르쉐가 프랑스 당국에 잡혀 디종에서 20개월동안 구금당해 있을 때 돈을 벌어 그의 보석금을 마련한 여장부였다.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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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디난트는 자동차 천재였지만 나치 정권에 적극 가담한 '전범'이었다.동업자이자 변호사,사위인 안톤 피에히,아들 페리와 함께 체포됐다.페리는 곧 석방됐으나 둘은 옥고를 치러야 했다. 페르디난트는 히틀러를 위한 차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프랑스와 유럽 전역을 짓밟은 독일 탱크 티거1과 티거2를 설계하고 영국인을 공포에 질리게 한 복수의 무기 V-1로켓 개발도 도왔을 만큼 적극 협력했다.

 1933년 정권을 잡은 아돌프 히틀러는 정치기반을 다지기 위해 고속도로 건설과 자동차 산업 등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히틀러는 누구나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국민차'가 필요하다며 이듬해 페르디난트에게 두 명과 어린이 2~3명이 탈 수 있고 시속 100km를 달리며 값은 1000마르크가 넘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 것을 주문해 자동차에 미친 페르디난트를 끌어들였다.

 나치정권은 공학연구소를 만들어줬고 페르디난트는 1936년 '딱정벌레차'로 널리 알려진 독일 국민차(폴크스바겐)의 원형을 발표했다.히틀러는 이를 '즐거움의 힘'(KdF)라고 불렀지만 페르디난트는 '폭스바겐'을 선호했다.나치의 노동조합인 독일노동자전선은 국민차준비회사를 1937년 설립하고 1938년 5월26일 히틀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공식에서 양산 1호차가 공개됐다.그러나 1939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공장은 군용차를 생산했고 '즐거움의 힘' 차는 '죽음의 피' 차로 전락했고 포르쉐는 결국 전범신세가 됐다.

폭스바겐 모형을 살표보고 있는 페르디난트(왼쪽)와 히틀러

폭스바겐 모형을 살표보고 있는 페르디난트(왼쪽)와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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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계 독일인 함석장이 아들 페르디난트의 생은 자동차에 받쳐졌다고 해도 틀림이 없다.아버지 공장에서 도제생활을 마치고 1898년 빈의 야콥로너 회사에 취직한 그는 '로너 포르쉐'라는 2륜 전기모터 구동 마차를 만드는 등 특출한 재능을 보였다. 그는 1906년 아우스트로 다임러에 스카웃돼 1916년 전무이사로 승진하고 1917년에는 비엔나공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1923년에는 다임러로 이직했다. 1차 대전후 천문학적인 물가상승 등 경기침체로 다임러와 벤츠가 합병하자 독립해 1931년 '포르쉐박사엔진자체회사'라는 자기회사를 차렸다.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승용차를 생산하고 자체 스포츠카도 만든 포르쉐는 나치협력으로 고초를 겪었지만 명예와 부귀를 누리다 1951년 뇌줄중으로 생을 마감했다.

 2차 대전은 페르디난트에 전범의 낙인을 찍었지만 후손들에게는 행운도 가져다줬다. 독일 정부는 전후 경제재건을 위해 폭스바겐공장 재건과 딱정벌레 재생산에 들어갔다.페리는 BMW의 기술자이자 오펠 임원 출신으로 1948년 폴크스바겐 경영을 맡은 하인리히 노르트호프와 '비틀'을 생산할 때마다 특허료를 받는 계약을 체결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해에 포르쉐의 전설이 된 356 스포츠카도 발표하는 등 30여년간 회사를 이끌며 큰 족적을 남겼다. 포르쉐 디자인 하우스 대표였던 손자 알렉산더 부치는 스포츠카 911을 내놓아 영화 배우 톰 크루즈와 아널드 슈워제네거츠제네거,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 수많은 광신도를 낳았다.

 폭스바겐도 1949년부터 미국에 '딱정벌레'를 수출해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또 1969년 아우디의 전신 아우토우니언 인수를 시작으로 체코의 슈코다,스카니아 인수 등을 통해 유럽 최대 회사로 성장했다.'국민을 위한 국민차'를 꿈꾼 페르디난트의 꿈은 실현됐다. 이제 남은 것은 GM 타도 뿐이다.피에히의 강력한 리더십과 가족 경영참여,탁월한 품질과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포르쉐의 전설'이 계속될 것임을 확신하기에 충분하다.박희준기자 jacklondon@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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