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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괴짜검객' 최병철 "태극마크 반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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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괴짜검객' 최병철 "태극마크 반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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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괴짜 검객' 최병철(화성시청)이 태극마크를 잠시 내려놓는다. 고심 끝에 잠정 은퇴를 택했다. 그 배경엔 더 큰 무대에서 한국 펜싱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포부가 담겨있다.

최병철은 오는 4월 뤼에유 말메종 클럽의 초청 선수 자격으로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로 향한다. 국제무대 진출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펜싱 선수로 처음 맞는 경사. 최병철은 3개월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며 초청 경기와 토너먼트 방식의 리그전을 소화할 예정이다.
출국을 앞둔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다. 11년간 몸담았던 대표팀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 빡빡한 선수촌 훈련 일정과 국내·외 대회를 소화하며 해외 진출을 병행하기란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어렵게 내린 결단 뒤에도 개인적인 욕심에만 치우친다는 편견과 맞서야 했다.

최병철은 설 연휴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그간 느낀 복잡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대표팀을 잠시 떠나기로 결정하며 마음고생이 많았다. 조율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아시아선수 최초로 프랑스에서 뛴다는 자부심을 앞세워 한국 펜싱에 대한 현지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라고 강조했다.

최병철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올림픽 도전 삼수 만에 남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을 얻었다. 2000 시드니올림픽 김영호의 금메달 이후 12년 만에 메달 명맥을 되살린 쾌거. 현란한 발놀림과 지칠 줄 모르는 공격 본능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플레이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특유 재치 넘치는 입담까지 갖춰 각종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장미란(역도), 황경선(태권도)과 함께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하기도 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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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방송으로 높아진 인지도.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선수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최병철은 "런던올림픽 이후 방송 출연이 잦아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PD들을 찾아가 출연을 부탁한다는 오해도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솔직히 방송 콘셉트가 펜싱과 연관이 있다면 무조건 나가려고 하는 편이다. 사람들에게 생소한 종목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널리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펜싱 '알림이'를 자청한 배경엔 선·후배 관계로 오랜 인연을 맺은 이영록 대전도시개발공사 감독의 조언도 한 몫을 했다. 최병철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뒤 선배로부터 남자 플뢰레의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성장하는 후배들을 위해 좀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어느덧 대표팀 맏형이자 은퇴를 고민할 시점. 갈림길에 선 최병철의 목표는 분명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바라본다.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겠단 각오. 여기엔 최근 은퇴를 선언한 장미란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최병철은 "망설이던 도전정신에 용기를 불어넣어줬다"라며 고마워했다. 눈앞에 놓인 과제는 하나 더 있다. 오는 5월 서울 강남에 자신의 이름을 딴 펜싱 클럽을 연다. 이곳에서 개인 훈련을 병행하며 펜싱 보급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최병철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간판으로 특별대우를 바라진 않는다. 잠시 대표팀을 떠나지만 선발전을 거쳐 실력으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되찾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번 프랑스 진출을 계기로 펜싱에서도 축구처럼 해외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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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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