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액 지급에 과잉진료 부추겨
금융위 복지부, 악용사례 점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있는 일부 정액형 담보 보험상품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정액형 담보는 일정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보험상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3일 "민간보험사가 판매하는 정액형 담보 보험상품의 판매현황과 실태를 들여다보기로 했다"며 "올 상반기 중 외부기관에 용역을 발주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조사의 초점은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에 맞춰질 전망이다. 정액형 담보상품은 수술이나 입원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데다 중복가입에도 제약이 없다. 실제 손해액만 보상하는 실손의료보험과는 차이가 있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정액형 담보는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암보험이나 중대질병을 보장하는 CI보험 등에 주로 포함돼 있다. 보장내용은 암진단 등에 입원과 수술 횟수에 따라 1000만원에서 2000만원가량을 일정 금액으로 지급한다.


정준택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장은 "정액형 담보는 중대질병에 걸려 소득이 갑자기 사라졌을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진 보험인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반적으로 실손보험 보다 도덕적해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는 민영보험사의 정액형 담보 상품이 과잉진료를 야기해 건강보험의 재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술까지 받을 필요가 없는 환자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수술을 한다면 건강보험에서는 수술급여금이 지급된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결국 건강보험 재원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이수연 복지부 서기관은 "수술을 안해도 되는데 보험금을 타기 위해 수술하는 사례 등도 나오고 있다"면서 "민간 보험 가입으로 의료 행태가 변했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조사하자는 게 이번 조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AD

이 같은 당국의 취지에 보험사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정액형 담보 보험상품의 문제점을 지적해 상품 판매에 지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조사는 정액형 담보 보험상품 가입자를 잠재적인 보험사기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