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No라고 할 때 배팅, 역발상 투자의 대명사 데이비드 드레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반대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시장에 역행하지 말라는 격언도 있지만 대부분의 성공한 투자자들은 대중과 철저히 반대로 움직였다. 1920~1930년대 미국 최고의 부자 중 한명인 캐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단골 구두닦이가 주식에 대해 묻자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덕분에 그는 대공황의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은 수많은 전설적 투자자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역발상 투자자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역발상 투자의 대가다.
“군중심리에 휩싸이면 잃을 수 밖에 없다. 시장 관심 밖에 있는 외로운 주식을 노려라.”
드레먼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말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심리상태에 따라 매우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악재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그의 방식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드레먼은 이같은 방식을 197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가 운용한 ‘켐퍼-드레먼 고수익펀드’는 펀드평가사 ‘리퍼’가 평가한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동안 동일유형의 펀드 225개 가운데 최고의 펀드로 평가받았다.
드레먼은 ‘최고’에 대한 과대평가와 ‘최악’에 대한 과소평가는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는 ‘과잉반응’ 이론을 주장했다. 불확실한 상황에 처한 사람일 수록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과신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라 사람들이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과민반응한다는 점을 알고 악재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물론 무턱대고 주가가 낮은 종목만 고르지는 않았다. 그는 역발상 지표 4가지를 사용해 투자대상 회사를 선택했다. 비인기 종목 중에 PER(주가수익비율), PCR(주가현금흐름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DR(주가배당비율) 4가지가 합리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기업들에 분산투자했다. 나름의 분석툴과 기준을 사용해 펀더멘탈이 튼튼한 회사에만 투자했다.
따라서 그는 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쓰레기 주식을 사들여 뜰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저평가 종목을 저가에 매수한 뒤 시장이 그 가치를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가치투자’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이같은 조건들을 만족하는 종목만을 매수해 2~8년 동안 보유했다. 그의 이같은 투자 방식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렸다. 기업의 가치와 주가가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투자는 짧으면 2년에서 길게는 8년의 시간이 걸렸다. 때로는 투자자들의 비난도 받았고 상당한 인내와 투자 고집이 필요했다.
대표적인 역발상 투자로 2000년 대형 소송에 휘말린 담배회사 알트리아(필립모리스 전신)가 급락할때 오히려 주식을 사들여 재미를 봤다. 일시적 위기를 벗어나 사태가 진정되면 이익도 다시 늘것이란 믿음에서였다. 1990년 폭락한 은행주를 사서 톡톡히 재미를 봤고, 1993년 제약주 폭락때는 일리 릴리도 대박을 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의 장밋빛 전망도 믿지 않았다. ‘실적쇼크’ 자체가 특별한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커버리지(예측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레먼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위험’은 인플레이션과 세금이다. 이 둘을 감안하면 예금계좌나 채권수익 등 무위험 자산으로 불리는 투자대상만큼 위험한게 없다고 봤다. 투자위험을 거론할 땐 원금가치 보전가능성과 대체투자에 따른 기회수익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레먼은 “애널리스트들의 지나친 낙관론과 투자자들의 과신이 결합된 상황에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때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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