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품소비 둔화..거품이었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의 명품 소비 둔화가 둔화되면서 소위 명품업체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홍콩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소비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은 2011년 중반만 해도 50%에 육박했다. 항상 전체 소비 증가율을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중국의 명품 소비 증가율은 전체 소비 증가율을 밑돌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중국의 명품 소비 증가율은 대부분 브랜드에서 한 자리 수 내지 10%대 초반대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가 휴식기에 들어간듯 하다며 프라다,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 등의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포천이 최근 지적했다.
최근까지 명품업체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011년 가을 이후 프라다의 주가는 140% 이상 올랐다. 까르띠에 브랜드를 소유한 스위스 명품업체 리슈몽의 주가도 75%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일부 명품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힘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2009년 초 40유로에 불과했던 LVMH의 주가는 2010년 말 130유로에 육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이후 명품업체들의 주가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보였던 것이다. 부자들 소비는 경기 침에도 감소할 리 없다는 믿음에 '명품주는 방어주'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LVMH 주가는 14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2년간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인 셈이다. 중국의 명품 소비가 둔화된 시점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급증하는 중국의 중산층은 지난 몇 년간 글로벌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산층이 세계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38%로 추산했다. 특히 중국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7%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중산층이 소비를 중단하면 당장 명품 업체들의 매출이 7% 감소한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중산층 숫자에 맞춰 명품업체들은 연 소득이 3만~10만에 이르는 '욕망하는 수요자(aspirational buyers)'들의 욕구에 맞춰 사업 전략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이들의 건당 구매 가격은 부자들에 미치지 못 하지만 급증하는 숫자를 감안하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명품 소비가 둔화되면서 최근에는 앓는 소리를 하는 명품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버버리의 스테이시 카트라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9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매출 둔화를 경고했다. 당시 그는 아시아 지역 매출이 업계 전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만의 문제도 아닐 것이라며 아시아 매출 둔화는 중국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요한 루퍼트 리슈몽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이익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화산 꼭대기에서 정장 차림으로 만찬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유한 바 있다.
중국의 명품 소비가 둔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부동산 시장 부진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중국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새로 출범한 시진핑 부주석 체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중산층의 명품 소비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시 부주석 체제가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명품업체들에는 또 다른 불안요인이다. 중국에서는 특이하게도 여성보다 남성들의 명품 소비 비중이 더 높다. 뇌물 제공용으로 명품 소비가 이뤄지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리 단속이 강화될수록 중국 중산층의 명품 소비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중국의 명품 소비에 낙관론을 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허칭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최근 명품 소비 증가율 둔화에는 숨겨진 유행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로 위기 후 유로 약세가 나타나면서 중국의 명품 소비가 중국 본토가 아닌 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위안화 강세를 이용해 중국인들이 직접 유럽으로 가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유럽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탓에 중국어가 가능한 점원들을 채용하는 매장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중국에는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계층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1995년 1백만명에 불과했던 중국의 잠재적 중산층 숫자는 현재 37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연간 14.1%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5년이면 이 숫자가 2억5600만명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5에는 중국 중산층이 세계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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