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 불구, 올해 영업익 3조 '증발' 우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창환 기자]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사내에서 축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올해 경영 여건이 그만큼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게 하고 있다.


25일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매출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 견조한 실적이 유지됐으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부문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일부 수요둔화로 인한 영향은 있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서 미국, 구주 관련 매출과 이익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는 무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저성장 우려가 지속되고 환율 리스크가 커지는 등 경영 환경이 만만치 않은데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 일각에선 유로존 금융불안,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 대외적 경영환경의 어려움으로 인해 전자산업 자체가 침체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주력 품목인 평판TV와 스마트폰의 경우 연초부터 수요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적을 내 놓은 애플도 오는 1분기 실적 전망치를 410억~430억 달러 사이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시작됐고 중국 업체들이 보급형 제품을 내 놓으며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면서 "실적을 주도했던 TV와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모두 나빠지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새로운 제품도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환율은 가장 골칫거리다. 지난 4분기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총 3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에는 5700억원에 달했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으로 삼성전자는 총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증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제 통화 다변화로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근에는 달러는 물론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원화가 강세여서 올해 연간 3조원 정도 환율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목표 투자액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감안해 올해 시설투자는 글로벌 경기, IT 수요 회복과 수급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목표 시설투자액인 25조원 규모는 유지할 방침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연구개발(R&D)의 경우 미래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 과감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여건을 확정지을 수가 없어 목표 투자액을 제시하기 보다는 전년도와 비슷한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 매 분기 탄력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구개발의 경우 지난해 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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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부 확장 보다는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내실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트사업의 경우 하드웨어 차별화와 함께 소프트웨어 투자를 지속 확대해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부품 사업은 수익성 개선과 고부가 제품 기술 리더십 강화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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