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공간건축마저 법정관리行…전문성으로 불황 넘어야

▲공간건축 신사옥 전경(출처:공간건축 홈페이지)

▲공간건축 신사옥 전경(출처:공간건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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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부동산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며 국내 1세대 건축설계사무소인 공간건축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는 등 설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설계 용역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향후 추가 부도 등이 우려된다.


공간건축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한 달 만이다. 법원은 관계인집회를 거쳐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될 경우 공간건축이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을 인가해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절차에 들어서게 된다.

공간건축은 한국 건축설계의 거장인 고(故) 김수근 씨가 1960년 설립했다. 그는 6·25 전쟁 직후 폐허에서 한국 현대 건축의 토대를 닦았다. 2011년 기준으로 매출액 296억원을 기록한 업계 6위권 업체다


현재 공간건축의 1금융권 채무는 약 270억원이며 2금융권 채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간건축은 리비아와 알제리 등 해외 시장과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프로젝트의 설계용역 비용을 받지 못해 유동성에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감은 지속 줄고 있지만 건축사 수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건축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약 1200명이었던 건축사는 2010년 약 9700명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외환위기시절 움츠렸던 설계업계는 2000년대 초 공공사업 발주가 늘면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발주 물량이 줄면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진 건축설계기법을 익힌 젊은 건축가들이 늘어나며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도 눈을 돌린 업체들이 늘었으나 이 또한 만만찮았다. 쟁쟁한 해외 건축가와 설계업체들의 경쟁력이 워낙 큰 데다 안방 무대에서조차 우대를 받으며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탓이다.


건축 설계 업계의 오랜 관행이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두로 협의한 설계비가 마무리 단계에서 대폭 축소되거나 설계 용역비 지급을 늦추는 경우가 많아 하도급 업체는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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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이상 직원을 두고 건축설계를 하는 사무소는 삼우, 희림, 정림 등 10여 곳이다. 이들 설계사무소는 위기를 넘기 위해 구조조정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이로인해 2000명 넘는 직원들을 두고 건축설계업계를 전문화, 대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크게 작아져 있는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한 건축사 사무소는 특화된 전문 영역을 갖춰 수주에 성공, 지난해 직원들에게 상여금까지 줬다는 말이 있다"면서 "업계는 전문성을 갖추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하고 정부는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는 대책을 시급히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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