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파트' 샀다가 땅을 치는 사람들"

아파트값 하락율, 외환위기 이후 최대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5%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때 14.6%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09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등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락세에 진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0년엔 2.2%, 2011년에는 0.4%로 하락폭이 줄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4.5%가 하락했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서울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했다. 강남권은 지난 한해 5.1% 떨어졌으며 1998년 13.5% 하락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강북권 매매가격은 작년 한해 동안 3.7% 하락했다.

강남권 중에서도 고가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강남3구와 양천구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서초구의 경우 6.6%가 떨어졌다. 서초구는 재건축 사업성 악화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 최근 입주 아파트 가격 하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강남구가 6.3%가 하락했고, 이어 양천구 6.2%, 송파구 6.1% 등의 순으로 떨어졌다.

강북권에서는 도봉구가 5.4% 떨어지며 가격 하락이 가장 컸다. 기타 강서구 5.4%, 강북구 5.2%, 강동구 4.9%, 노원구 4.7%, 영등포구 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률 역시 국민은행이 수도권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수도권은 작년 한해 3.9%가 하락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2000년 이후 13년 간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한 적은 단 세 번. 2004년 2.5% 하락, 2010년 2.9% 하락 그리고 작년 3.9% 하락 등 단 세 차례뿐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난해 정부의 잇따른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시장에 불신감을 주면서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는 취득세 감면 연장 공백기간 등으로 상반기에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