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로 본 박근혜 국정운영 ..박정희+反MB+여통 3각합체 스타일.."조마조마"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임기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초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의 인선ㆍ운영과 행보를 통해 본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성향에다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체취가 묻어나는 리더십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현 대통령과는 인수위 조직 축소ㆍ운영방식 변경 등을 통해 철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또 정책 면에선 일방적인 중소기업 우대 등 편가르기식 정책과 대선 당시 과도한 좌클릭(복지 확대)으로 인한 내부 반발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향후 5년간 집권 세력 균열과 정책 혼란의 씨앗이 될 전망이다.
◇ '박근혜 스타일'의 정체
박 당선인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2의 잘살아보세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극우 보수 성향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등 인수위 인사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내정 등에서는 철저히 사전 유출을 금지하는 한편 검증ㆍ여론 수렴 과정 일체를 비밀리에 진행해 '밀봉(密封)' 인사 논란이 일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국정을 주도했던 아버지의 자취가 묻어나는 장면이다.
박 당선인은 또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전폭적인 신뢰를 주지 않는 1인 독주형 카리스마, 철저한 보안과 명령 복종 등 잡음을 용납하지 않는 일사분란한 조직 운영, 기존 권력과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 등 아버지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당선인은 적극적인 스킨십을 꺼리고 은둔해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여성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구성 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인수위 사무실을 딱 한 차례 방문했을 뿐이고, 통의동 집무실에도 외국 대사 접견 등 공식 일정이 있을 때만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인선, 조각, 공약ㆍ정책 점검 등 실무를 자택에서 대부분 극소수의 측근들과 함께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삼청동 금융연수원이 아니라 박 당선인의 삼성동 자택이 실질적인 인수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조용한' 인수위를 꾸리겠다며 측근ㆍ정치인ㆍ외부 인사 등을 배제한 채 실무엔 아마추어격인 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인수위를 꾸려놓고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업무보고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부 부처나 인수위원들은 박 당선인 측으로부터 따끔한 질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야권 등에선 "향후 5년간 정부는 물론 여당 야당할 것없이 모두 박 당선인의 입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편가르기 정책ㆍ좌클릭 후유증 5년 내내?
박 당선인은 정책 측면에서 편가르기식 정책과 선거 시절 내세운 좌클릭(복지 확대) 정책으로 5년 내내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26일 역대 대통령 당선인 중 최초로 대기업 단체인 전경련보다 중소기업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방문해 "대기업 성장 위주라는 비판을 받았던 경제 정책 기조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손톱 밑의 가시를 빼주는 게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하며 중기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내내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실천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편가르기식ㆍ근시안적 정책일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쓸데없이 대기업을 박해하고 중기를 우대할 경우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초노령연금 두 배 증액 등 선거 기간 내세웠던 복지 확대 관련 정책 공약을 둘러 싸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수정론이 제기되는 등 벌써부터 후유증이 가시화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주도해 통과시킨 올해 예산안에 복지 예산이 증액되고 군 전력 확충 예산 등이 삭감되자 같은 보수 진영인 현 정부 내에서 "현실을 모르고 한 일 같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기초노령연금 등 일부 복지 정책에 대해 심재철ㆍ정몽준 의원 등 새누리당내 일각에서 "현실성 없는 공약은 수정해야 한다"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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