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듀 2012]증권부 기자들이 증시 돌아보니 '전망은 神만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증시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는 여의도 고수들의 명언에 힘이 실린 한 해였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2012년 증권가가 내놓은 '상저하고' 대세론은 보기 좋게 엇나갔다.

증권가를 떠돌며 취재 일선에 나섰던 기자들 역시 아쉬움이 많은 한 해였다.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지만 "삼성전자가 애플 소송 악재로 급락했을 때 '오늘은 얼마나 내릴까', '내일도 더 내릴까'에 집중할게 아니라 그 때 열일 제치고 삼성전자 주식을 샀어야 할 일이 아니었냐"는 모 기자의 한탄에 다함께 고개를 끄덕였던 연말 '증권부 기자들의 수다'를 정리해봤다. 올해 키워드는 삼성전자와 시장 양극화, 바닥을 긴 거래대금, 정치 테마주들의 무분별한 난립 등으로 요약됐다.
◆"올라갈 종목은 올라간다"..자동차 버리고 삼성전자 독주체제= 올해 증시에서 삼성전자 를 빼놓고는 할 말이 많지 않을 것이다. 연일 이어진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치 돌파는 장 초반 움직임을 지면에 반영해야 하는 석간신문 기자들에게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연초 100만원대에 머물던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확대와 스마트폰 부문을 앞세운 실적호조 기대로 지난 14일 장 중 역대 최고가인 153만6000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152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 224조18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약진으로 삼성그룹의 올해 시총은 338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78.2% 급증한 수치다.

반면 '전·차 군단'의 다른 한 편이었던 자동차주는 기대에 못미친 판매량과 실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한때의 랠리 파트너'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13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0.7% 가량 줄었다.
기자들은 아무리 어려운 장세 속에서도 실적을 기반으로 한 우량주들은 연일 주가가 상승하며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그렇지 못한 종목들은 빛을 보지 못한,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장세였다고 말했다. 일회성 호재로 작용해왔던 무상증자나 자사주 취득 등도 실적 기반이 없다면 큰 효험이 없었던 한 해였다는 평가다.

◆바닥 긴 거래대금..업계 '끙끙' "취재도 힘드네"= 2012년은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해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한 해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8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6조9000억원에 비해 ­29.7% 줄었다. 좋은 일도 계속 물으면 질리는 마당에 안 좋다는 얘기 반복해 물으려니 기자들도 취재가 쉽지는 않은 2012년이었다. 다만 증권사들이 신세 한탄에 그치지 말고, 이번 기회를 통해 천수답식 수익 구조를 개편해 장기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털어놨다.

반면 올해 거래량은 전년도 3억5000만주에서 올해 4억9000만주로 큰 폭(+37.5%) 증가했다. 증시 침체 영향으로 거래대금은 감소한 반면, 테마주 등 소형주 중심의 거래 활성화로 거래량은 늘어난 모습이었다.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대비 대형주는 37.6%, 중형주는 ­33.7% 줄었고, 소형주는 121.3% 증가했다.

◆사돈의 팔촌까지 굴비처럼 엮은 '엉터리 테마주' 난립..언론도 문제= 증시 침체에도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테마주의 영향이 컸다. 총선·대선을 모두 치른 올해는 정치 테마주들이 유난히 기승을 부렸다. '테마불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테마주의 속성이 본디 펀더멘털보다는 이슈를 기반으로 한다지만, 행사 등에서 유력 정치인과 옷깃만 스쳤다 하면 '누구누구 테마주'로 분류돼 급등락을 반복하니 어이없는 경우도 많았다는 게 증권부 기자들의 의견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50개 정치테마주는 지난해 6월 이후 지난 21일까지 최고가 대비 평균 52.7% 급락했다. 최고가 근처에서 투자해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원금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다는 얘기다. 이만큼 빠졌는데도 거품은 여전하다. 테마주 바람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6월1일 대비 15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28.2%나 높은 상황이다. 더 꺼질 거품이 남아있다는 소리다.

상황이 이런데도 테마주 광풍은 멈출 줄 모른다. 투자자들은 이미 인수위원회 인맥 및 정책 테마주를 가리기 시작했고 또다시 엉터리 테마주들도 사이사이에 끼어 급등락 중이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단속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테마주 열풍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테마주 난립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컸다.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알려야하다보니, 테마주 확산에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언론인으로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많은 기자들이 공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