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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공항손님 길목잡은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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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세계 최초의 공항은 1909년 라이트 형제가 건설한 미국 메릴랜드 칼리지 파크 에어포트다.

우리나라는 1916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육군 간이비행장이 최초 공항이다. 칼리지 파크 에어포트나 여의도 육군 간이비행장을 공항이라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효시인 것만은 틀림없다.
배가 주 운송수단이던 시절이 가고, 비행기가 주요 운송수단이 되면서 항구 대신 공항이 한 나라의 관문이 된 지 오래다.

해외여행의 시작은 공항에서부터 시작된다.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기 위한 장소적 기능을 넘어 정치와 경제, 문화, 예술, 쇼핑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항이름에서 이 같은 현상을 읽을 수 있다. 미국 뉴욕 공항의 이름은 존 에프 케네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의 이름은 스키폴이고, 프랑스 파리공항은 드골이다. 로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공항명을 쓰고 있다. 김해, 김포, 인천 등 지역명을 쓰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지만 공항 이름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이 담겨있다.
올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38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공항 등 한국공항공사가 운영중인 14개 공항 이용객은 53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략 1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국내 공항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이니 1인당 2번 정도 공항을 이용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재화를 판매하는 기업입장에서 보면 공항은 최고의 마케팅 장소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까지 회사 브랜드와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최적지다.

외환은행이 지난달 김해공항의 25년 터줏대감 신한은행을 밀어내고 공항 내 점포에 입점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외환은행은 신한은행이 내던 임대료의 2배(80억원 가량)를 입찰서에 써냈다고 한다. 외환은행의 과감한 베팅금액에 신한은행은 아무런 소리 못하고 김해공항에서 방을 빼야만 했다.

그런데 공항 입점에 성공한 자축 분위기가 식기도 전에 외환은행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쫓겨난 신한은행이 김해공항 경전철 역사에 출장소를 차린 것. 신한은행은 경전철 역사와 김해공항 길목에 30여평 규모의 출장소를 냈다.

외환은행 입장에서 보면 독점적 지위권이 사라지는 일이다. 공항공사까지 나서 신한은행에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신한은행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해공항 청사는 공항공사가, 경전철 역사는 부산김해경전철운영(주)이 관리하기 때문에 외환은행은 딱히 하소연할 곳도 마땅찮다.

신한은행은 "기존 고객을 위해 출장소를 마련했고,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환전 업무를 하고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공항 입점을 둘러싼 신경전도 따지고 보면 경쟁이고, 신한은행이 법이나 규정을 어긴 것은 없다. 하지만 상도의라는 점에서 신한의 행동이 썩 개운치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신한은행 김포지점의 계약 만료일이 내년 말이다. 김포공항을 관리하는 공항공사가 신한은행에 과연 후한 점수를 줄 지 두고 볼 일이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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