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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엄마는 명품 유아용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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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라 ]
유아용품 가격 고공행진에 중고 거래되는 명품 득세
'중고로 사서 다시 중고로 팔자' 똑똑한 얌체족 등장


‘버버리코트 43만원, 티셔츠 14만원, 바지 20만원, 구찌 신발 35만원, 돌체앤가바나 모자 17만원 + 스토케 유모차 120만원 = 총 249만원’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의 한 백화점 유아용품 코너에서 만난 21개월짜리 남자아이가 지니고 있는 것들의 가격이다.

상식적으로는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액수지만 오히려 아이엄마인 김모씨(30)는 “알뜰하니까 해외유명브랜드 유아복과 유아용품을 찾는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를 들려줬다.

내로라하는 부잣집 여식도 아닌 평범한 그녀가 1~2년 지나면 사용하지 못할 유아용품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이유는 알고 보면 간단했다.
중고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 그녀의 말에 따르면 비교적 저렴한 국산 제품을 이용하는 가격으로 명품을 실컷 이용할 수 있었다.

유모차만 따져봐도 그 이치를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유모차계의 명품으로 꼽히는 ‘스토케’의 경우 새 제품으로 구입하면 120만원 선으로, 30만-40만원선에 거래되는 국내 디럭스형 유모차 보다 3~4배정도 비싸다.

하지만 국내 디럭스형 유모차는 1~2년동안 새 것처럼 아주 깨끗하게 사용한 후 중고 시장에 내놓아도 많이 받아봤자 5만-10만원, 이마저도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 성사가 어렵다.

반면 스토케는 유모차의 상태를 떠나 구입가보다 3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중고 제품이 거래된다. 이처럼 안정적인 중고 시세가 형성돼 있는 이유는 수요가 많기 때문. 이를 반영해 스토케만 거래되는 전문중고거래사이트가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이러한 상황은 유아복 중고 시장에서도 비슷하다.

압소바, 프리미에주르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경우 20만원, 알로앤루, 해피랜드 등 대형마트 입점 브랜드의 경우에도 10만원은 줘야 티셔츠와 바지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브랜드의 경우 중고 시장에 2만원에 내놓아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반면 폴로나 버버리, 구찌 등 해외유명브랜드는 구매가보다 2만-3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중고품을 내놓아도 하루, 이틀 사이면 금방 동이 난다.

다시 말해 구입 당시에는 목돈이 들지만 중고 판매의 차익을 계산하면 일반 브랜드나 명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김씨는 “처음 살 때부터 나중에 팔 걸 염두에 두기 때문에 상표나 포장지 하나까지도 다 모아둔다”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명품이 낫지 않냐는 생각도 있지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현재 시판 중인 유아복이나 유아용품 가격에 거품이 너무 많이 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말하는 ‘알뜰 유아 명품족’에도 계급이 있었다.

‘하수’는 백화점에서 새 제품을 구매해 중고로 넘기는 엄마들, ‘중수’는 구매대행이나 아울렛, 해외체류자들을 통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해 중고로 판매하는 엄마들이다.

‘고수’는 중고품을 사서 쓴 뒤 나중에 다시 중고품으로 내놓는 얌체족들이다.

이에 대해 중고 스토케 거래 전문사이트 코리아맘 박경수 대표는 “해외유명브랜드의 유아용품의 경우 사용자들끼리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어 낮은 중고가를 제시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까지 한다”면서 “앞으로 유아복이나 유아용품에 대한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해외유명브랜드의 중고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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