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고객예탁금이 연중 최저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증시 주변 자금이 매마르고 있다. 이렇다 할 호재가 사라지자 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연말 증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을 되찾고 있다는 뜻이다. 고객예탁금은 주가와 민감한 관계를 보이는데 최근 주가가 1800∼1900포인트선에 머물자 주식시장에서 투자금 회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들어 고객예탁금은 지난 2월 중순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하면서 20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 3분기에도 글로벌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에 19조500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4분기 들어서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시장 자체가 활발해지고 지수도 뻗어올라가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증시 주변에 상황이 어렵다”며 “코스피 지수가 2000선 근처에 머물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주변에 자금이 사라지면서 주식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이나 어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기업어음(CP) 순발행량은 36조2990억원으로 지난해 15조5371억원 보다 20조7619억원, 133.62%나 증가했다.
그러나 시중에 풀린 자금이 많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유동성에 비해 증시 주변 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최 센터장은 “수출 위주 경제구조와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으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돈을 회수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 대선과 중국의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서 경기 사이클이 반전, 그동안 우려했던 시선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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