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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혈세 40억 들여 ‘외국어 공짜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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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라, 박성호]

광주하계U대회 자원봉사자 양성 외국어스쿨
교재·교육지침·수료자 사후활용방안도 없어
교육 관계자들의 건의에도 조직위 ‘묵묵부답’
2015년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U대회)에서 일할 자원봉사자 양성을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외국어스쿨이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채 ‘공짜 사교육’으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직위원회는 예산 집행에만 급급한 채 교육 매뉴얼 마련이나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선심성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26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U대회 조직위원회는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자원봉사자 2만 명 양성을 목표로, 2010년부터 교육청, 전남대·조선대 등 지역대학 언어교육원과 연계해 중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외국어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 3년간 영어를 비롯, 중국어, 스페인어, 불어, 일어 등 5개 언어과정을 운영해 9000여명(중복 수강 가능)의 수료자를 배출했으며 이를 위해 총 40억 45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출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어스쿨 교육 내용이 U대회와는 전혀 관계없이 일반적인 생활영어를 가르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조선대학교 언어교육원은 조직위에 제출한 외국어스쿨 관련 보고서를 통해 “수강자 및 학부모들이 현행 외국어스쿨에 대해 U대회 자원봉사자 인력 인프라 구축이라는 컨셉은 무시한 채 무료로 제공되는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대학교와 과학기술원 역시 “U대회나 광주, 자원봉사와 연계한 교육내용이나 참고자료 등을 통해 본래의 목적에 부합한 교육방향 설정과 관련 행사가 필요하다”면서 “원어민 강사 역시 관련 지식이 부족한데 재량껏 교재를 선택하고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건의했다.

또 교육 시행 기관들은 수강생들 간 실력차이가 심하고 2기 이상 반복 수강하는 중복 수료자가 발생함에 따라 교육 효율과 집중도가 떨어져 결석률이 높고 중도 포기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제 올 상반기 시민영어스쿨 과정의 수료율은 67% 수준이었으며 중국어 78%, 스페인어 56%, 일본어 67%, 불어는 수강생이 전혀 없었다. 2011년과 2010년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조직위는 각 교육기관들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스쿨 수료자를 추후 자원봉사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강자들에게 자원봉사에 대한 서약서를 받았지만 자원봉사라는 게 강제성이 없는 것”이라면서 “수강자 대부분이 자원봉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 교육관계자는 “글로벌 리더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돈 안 드는 영어 학원’으로 인식하면서 특목고나 대학 입시 때 활용하기 위해 수료증을 목표로 참여하기도 했다”면서 “일반인들 역시 취업이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수강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자원봉사를 위해 교육을 받는 사람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수강생들에게 교육비를 받고 자원봉사를 할 경우 돌려주는 방식을 채택하든가, U대회 자원봉사와 관련된 교육 내용을 철저히 준비해 책임의식을 길러줬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자원봉사학교를 열어 소양 및 직무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외국어스쿨 수강자들이 자원봉사학교에 참여해야 할 의무나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박성호 기자 psh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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