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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었다고 승진열외는 없다" 단호한 한국G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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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사진 중앙)이 1일 여성컨퍼런스에 참가한 여학생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사진 중앙)이 1일 여성컨퍼런스에 참가한 여학생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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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2007년, 한 여사우를 부문장으로 임명했더니, 임원들이 내게 찾아와 '그 위치에 여성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더라. 나는 속으로 10까지 세며 숨을 골랐다. 그리고 말했다. '그 여사우를 한번 잘 살펴보세요.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언젠가 당신의 상관이 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1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여성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능력을 갖춘 인재라면 치마를 입었다고 해서 승진에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여성인력의 비중을 오는 2015~2016년에 20~25%대까지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호샤 사장은 한국 부임 후 놀랐던 점 하나로 사내 성 평등 문제를 꼽았다. GM 입사 후 여러 대륙과 국가에서 근무했지만 "한국은 성 평등에 있어 아직 미흡하고, 한국 여성들은 올바른 처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출산휴가는 회사의 호의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며 "여성인력을 키우는 건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위험 감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화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은 여자, 아내, 엄마, 전문가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GM의 여성인력 비중은 사무직 기준 14.6%로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범 초기(6.8%) 대비로도 2배 가량 늘었고, 숫자로만 따지면 2001년 12월31일 250명에서 2012년 9월 898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임원 규모도 업계 최대 수준이다. 한국GM의 여성임원은 총 17명으로, 전체 임원(200여명)의 8.5%에 육박한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ㆍ기아차에 여성임원이 1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호샤 사장은 현대차에 여성임원이 전무하다는 말에 "전혀 없다고요(None)?"라고 반문하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GM은 전체 승진규모의 21%를 여성인력으로 단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호샤 사장은 "지난해 정규직 승진 관행과 달리 여성들을 주요 전략적 부서에 배치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여성인력, 젊은 인력에 대한 흥미로운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샤 사장은 2007년 한국 근무 시절, 임원들이 한 여직원을 부문장에 선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성별이 아닌 능력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40개월여만에 한국에 다시 돌아와 해당 직원을 만났는데, 커리어를 잘 키워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도 드러냈다. 올 초 한국GM 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앞서 2007년 한국GM의 전신인 GM대우 시절 제품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 담당 임원으로 한국에 2년여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날 호샤 사장은 한국GM이 교보생명과 함께 개최한 여성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핑크색 셔츠와 핫핑크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나름 철저하게 고민한 의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샤 사장은 "브라질에서 핑크는 여성을 상징하는 컬러고, 나는 브라질 인"이라며 "여성에 대한 존중의 뜻을 담아 선택했다"며 미소지었다.

'공감 그리고 소통의 메신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는 한국GM, 교보생명의 여직원 250여명은 물론 스타벅스, 한국3M, 씨티은행, 성주그룹 등 국내외 기업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여성 리더 100여명이 함께 자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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