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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싸들고간 '통닭' 배달비만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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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연평도 싸들고간 통닭 화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전격 방문은 여야간 서해 NLL 논란을 격화시킨 것 외에도 여러 모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이 연평도 장병들에게 선사한 '통닭'이 화제다. 청와대는 섬 지역이라 통닭을 자주 맛보지 못하는 장병들을 위해 통닭을 선물로 준비했고, 이 대통령은 통닭 1000마리를 수송용 치누크 헬기에 따로 싣고 가 장병들에게 선사했다. 이 통닭이 관심을 끈 것은 이 통닭에 지불된 엄청난 '비용'때문이다.
청와대가 군을 통해 모 치킨 회사에 전날 저녁 긴급 주문한 이 통닭은 1마리당 1만7000원짜리 양념 치킨이었다. 젊은 장병들의 취향을 고려해 '프라이드'는 없었다. 1000마리니까 약 치킨 값에만 1700만원이 든 셈이다. 이와 관련 전날 저녁 치킨 1000마리라는 대량의 주문을 받은 치킨 회사 측은 성남 일대 10곳의 대리점을 긴급 수배해 각 100마리씩 만들어 성남 비행장으로 배달하라고 지시했고, 주문을 받은 대리점 측은 새벽부터 출근해 3시간 가량 작업을 하는 등 '강행군' 끝에 치킨을 무사히 배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 장병들이 통닭을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치킨 값만 들어가지 않았다. 엄청난 배달비가 들어갔다. 군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 시간에 맞춰 장병들에게 치킨을 주기 위해 수송용으로 주로 쓰는 대형 치누크 헬기를 동원해 성남 비행장에서 '배달'을 했다. 이를 통해 들어간 헬기 연료비ㆍ인건비 등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이를 의식한 이 대통령도 연평도 장병들에게 "통닭도 헬기를 타고 왔다. 굉장히 비싼 통닭이다"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뿐만 아니다. 배달비, 치킨 값 외에 사회적 비용도 막대했다. 통닭을 싸들고 연평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으로 인해 안 그래도 대선 국면에서 치열해지고 있던 여아간 서해 NLL 관련 논란이 더 확산됐다. 소모적일 수 있는 정치 논쟁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이것 까지 포함하면 연평도 장병들이 지난 18일 먹은 통닭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통닭이 되고 말았다.

또 현역 대통령으로 사상 최초로 연평도를 방문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이전까지 연평도 등 서해 5도 지역을 방문한 대통령은 없었다. 서해5도 지역은 멀기도 한 데다 기후 변화가 심해 대통령 전용 헬기마저 뜨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 북한과 12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자칫 방문 사실이 누설될 경우 곧바로 북한 측의 해안포ㆍ지대함 유도탄 등 지상 무기에 의한 타격이 가능할 수도 있어 대통령이 방문하기엔 어려운 지역이었다. 한마디로 국가 원수가 방문하더라도 군 등 보안 당국이 안전을 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로 인해 군 등에선 천안함 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도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만류해 왔다. 이번 방문도 김관진 장관 등 국방부 측이 "함부로 가는 곳이 아니다"라며 만류했지만 이 대통령이 사전 상의없이 하루 전날 방문을 전격 결정한 후 국방부에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험한 곳인 지라 이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서울에서 곧바로 연평도로 향하지 못하고 성남에서 서쪽 방향으로 곧바로 비행하다가 북진해 연평도에 도착하는 'L자'형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군의 레이더 포착 및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지상 100m로 저공 비행했다.

이 대통령의 헬기를 엄호하기 위해 공군에도 비상이 걸려 출격한 전투기들이 상공에서 엄호하기 위해 대기했다. 이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한 시간을 전후로 경기도 오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는 북한지역 상공의 전투기와 공격헬기 출격 상황 등을 감시하느라 비상상태가 발동됐다. 공군의 최신예 F-15K와 KF-16 전투기 편대가 대통령 전용헬기 후방에서 엄호비행을 했다. 해상의 미확인 선박을 감시하는 데는 해군의 전술통제체계(KNTDS)도 동원됐다. 연평도 해상에는 유사시에 대비해 화력지원정과 구조 함정이 출동했다. 해병 연평부대의 포병부대는 주력 화기인 사거리 40㎞의 K-9 자주포를 전투 대기 상태로 전환했으며 북한군 해안포 기지를 감시하도록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레이더 '아서'도 가동됐다. 이번 연평도 방문으로 이 대통령은 제주도 이어도, 독도 등 국도의 최남단, 서단, 동단을 다 방문한 유일한 대통령이 됐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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