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허리띠 졸라맨 증권사, 임원급여는 오히려..
인센티브 축소 찬바람속…한국투자證은 40% 늘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1·4분기(4~6월)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 임원들에게 지급한 급여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부진으로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임원들의 상황은 달랐던 셈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재무제표에 임원과 직원의 급여를 구분한 47개 증권사의 임원 및 직원 급여 총액은 76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감소했다.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증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영업직 직원들의 인센티브(성과급) 등이 줄어든 탓이다.
이를 직원과 임원으로 구분해 보면 직원들의 급여 감소폭은 더욱 확대된다. 47개 증권사가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는 719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3%나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47개 증권사의 정규직원 및 계약직원 수가 3만7576명으로 지난해 6월 말(3만7279명)보다 300명가량 늘었지만 급여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임원에게 지급한 급여는 484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3% 오히려 늘었다. 6월 말 기준 47개 증권사의 경영이사, 비등기임원, 사외이사 등 임원수는 983명으로 작년 6월 말보다 4.4% 증가했다. 업계는 불황에 시달렸지만 임원수 증가 폭보다 임원 급여 증가 폭이 더 컸던 셈이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직원 급여가 52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6%나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급여는 49억원에서 68억원으로 40.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증권도 올 1분기 직원급여는 작년 1분기보다 19.4% 줄었지만 임원 급여는 23.7% 증가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직원 급여는 15.6% 삭감됐지만 임원에 지급한 급여는 25.8% 늘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영업직 직원 성과급은 매달 반영되지만 임원의 경우 1년에 한번 5월에 1년치 성과급이 지급된다”며 “지난해 실적이 양호했던 것에 대한 성과급이 임원급여에만 5월에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임원급여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외부 영입과 내부 승진 등으로 임원 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임원 급여 증가분이 두드러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증권의 경우 직원 급여 감소폭(24.2%)보다 임원 급여 감소폭(28.3%)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직원 급여는 9% 줄인 반면 임원 급여는 62.3%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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