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영화인은 물론 온 국민의 축하가 쏟아졌다. 더불어 아리랑을 부른 이유에 대해 알게 된 네티즌들도 수상을 축하하며 센스 있는 소감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영화를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세운 김 감독이 자랑스럽고 기쁜 한편 문화인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기업인을 바라볼 때와 사뭇 다르다는 느낌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묘한 감정을 느낀 것은 비단 이번만은 아니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국민의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호감지수가 100점 만점에 50.9점에 머물렀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0.3점 낮아졌고 2010년 상반기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3점 가량 하락했다. 이렇듯 기업인을 대하는 국민의 시선이 냉랭해진 데는 동반성장, 공생발전, 경제민주화와 같은 이슈가 계속 제기되다보니 마치 기업이미지가 나쁜 것인냥 국민에게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반기업 정서는 경영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각종 선심성 공약과 정책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편가르식 규제 정책이 경제 주체간 불협화음을 일으켜 투자활력과 고용창출력을 떨어진다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국민도 기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보듯이 지금 세계 경제는 자국 기업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기업을 배척한다면 우리 기업이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지금은 앞서가는 기업을 고개 숙이게 하지말고 기운을 북돋아주고 기업에 힘을 실어주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한다.
김기덕 감독이 데뷔 후 최고의 자리에서 아리랑을 부르는데 까지 1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작품으로는 18번째만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소를 해소하는데 이보다 더 오랜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가 기업에게 피에타, 자비를 베풀어준다면 언젠가 모든 국민이 기업에 환호하고 기업이 그들 앞에서 아리랑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