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박지원에 공천부탁…이해찬에도 수억원 지원(종합)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양경숙(51·구속) 전 라디오21 대표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지인들이 비례대표에 공천될 수 있도록 부탁하고,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돕기 위해 수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부장)는 양경숙(51·구속) 라디오21 전 대표와 양 씨에게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도와줄 것을 부탁하고 돈을 건넨 이양호(56) 강서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규섭(57) 세무법인 하나 대표와 정일수(52) 훼미리 대표 등 4명을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양경숙, 이양호 이사장 등으로 부터 40억9000억원 수수
검찰에 따르면 양씨가 공천 청탁을 대가로 받은 돈은 40억여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씨는 이양호 이사장으로부터 17억50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10억9000만원을 실제로 수수했다.
이양호 이사장은 이규섭 대표와 정일수 대표도 양씨에게 소개했다. 양씨는 이 대표와 정 대표로부터 각각 18억원과 12억원을 건네 받았다.
양씨는 선거 홍보 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하며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다. 양씨는 2006년 이후 라디오 21, 서프라이즈, 뉴스페이스 등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면서 로고송 제작과 판매 등을 해왔다. 이들 매체는 해당 사업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인지도가 높았다.
양씨는 또 배우 문성근씨가 제안해 2010년 8월 발족한 민주적인 야권단일정당을 만들어 내자는 시민운동인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민란)’의 집행위원 5명중 1명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라디오21은 민란 활동 상황을 생중계하고 직원들을 통해 회원 가입을 접수하는 등 제반 경비를 지원했다.
◆박지원 대표에 직접 공천부탁…"죄송합니다" 문자는 양씨가 보낸 것
박지원 대표와의 인연은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양씨는 민주당 A지역위원장 소개로 박 대표를 만났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는데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카페지기 300명, 아르바이트 생 등을 동원해 다수의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경비를 지출했다. 양씨는 박 대표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3849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전화통화 50여통을 하기도 했다.
양씨는 박 대표를 도우면서 정치적 공헌을 했기 때문에 이양호 이사장 등 세 명에 대해 공천을 도와줄 수 있다고 믿었고 이들에게 돈을 받아 실제로 박 대표에게 공천 청탁을 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양호 이사장은 양씨의 주선으로 박 대표를 알게 된 후 수차례 전화통화를 직접하고 그 과정에서 직접 공천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이 이사장 등 세 명은 올해 3월에는박지원 대표를 만나 식사를 하면서 “공천신청을 했으니 도와달라”고 직접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후원금도 500만원씩 정상적인 경로로 냈다.
하지만 이들 세 명은 끝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양호 이사장이 공천자 발표 전날인 3월19일 박 대표에게 “양 본부장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좋은 결과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자 박 대표 명의로 “죄송합니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답신왔다. 정 대표도 같은 날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좋은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답이 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 문자는 박 대표가 실제로 보낸 것이 아니었다. 양씨는 자신이 권한을 받아서 이 문자를 자신이 보냈다고 진술했다. 박지원 대표는 자신 명의의 문자가 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당내 경선 때, 이해찬 대표 위해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에 10억여원 사용
양씨가 받은 40억9000만원은 자신의 사업과 민주당 경선에서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위한 비용 등으로 사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올해 1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박 대표를 위해 모바일 선거인단 27만여 명을 모집하고, 올해 6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이해찬 당시 후보 캠프를 도와주기 위해 4만여명의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는데 약 10억원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외에 6억여원 가량이 양씨 계좌에서 다른 계좌를 통해 현금화 한 사실도 발견했다. 검찰은 “6억여원을 자금세탁해 현금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중 일부가 정치권에 유입됐는지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양씨 등 4명이 기소됐지만 추가 수사는 계속된다. 검찰은 양씨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 모집을 지원하고 비용을 사용한 행위 등에 대한 자료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넘기고 정당법위반 여부를 계속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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