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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 못하는 가족이 뭉쳐 전통주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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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남매가 함께 운영하는 입장주조, ‘천안 연미주’로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충남대표 출전

입장주조의 전통주, 연미주.

입장주조의 전통주, 연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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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11일 오후 충남 공주농업기술센터에서 ‘2012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출품을 위한 충남지역 예비심사가 열렸다.

심사엔 생막걸리, 약주·청주 등 22개 업체, 31개 제품이 경쟁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주류전문가 5명의 심사위원들에게서 최고의 맛이라고 평가받은 술이 있다.
천안에서만 팔리고 있는 입장주조의 ‘연미주’다. 충남도 농업정책과 식품산업담당 김찬희씨는 “1등을 가리는 게 아니다. 어디가 가장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심사위원들이 엄지를 치켜들었다”고 말했다.

입장주조는 이날 예선에 생막걸리부문 ‘입장탁주’, 살균막걸리부문에 ‘입장막걸리’, 약주/청주 부문에서 ‘연미주’가 뽑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입장주조는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한국 전통주품평회’ 은상을 비롯, 그해 6월 농림부 주최로 열린 ‘월드컵 16강 막걸리’ 입상에 이어 10월 ‘제1회 우리술 품평회’ 생막걸리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2012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연미주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충청권 업체들 중 정부차원의 전국단위 3개 품평회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건 입장주조가 유일하다.
지난해 연미주를 출품, '우리술 대축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연미주를 출품, '우리술 대축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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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과에 전무 김정연(39)씨는 “전통주 품평회 단골입상 비결은 욕심 부리지 않고 제맛을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미주는 2000년에 연구를 시작, 2006년에 개발했다”며 “2009년 지역에서 알아주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연미주는 1000년 전부터 천안지역에서 ‘백화주’라고 해 여러 시간 물에 불린 생쌀에 끓는 물을 붓고 물에 누룩 갠 것을 넣어 술을 발효시키는 ‘백하주법(증보산림경제, 1766년 유중림의 농서)’의 발효기법인 ‘무증자사입법’ 전통을 살렸다는 게 특징이다. 생산설비의 키포인트는 숙성이다. 28일간 발효시키고 60일을 0~2도로 숙성시켜 만든다. 연미주는 알콜비율 16%로 목 넘김도 좋다.

이 회사는 가족기업으로 ▲대표인 김용희씨는 경영에서 물러나 기계관리와 감독을▲딸 김정연씨가 경영 ▲한 살 터울 남동생이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셰프출신인 남동생의 처남이 와서 생산기술을 배우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집안사람들이 술을 거의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버지 김씨는 맛을 감별하면서 입안에 넣었다가 뱉는다. 술을 마시면 그 날은 술기운 때문에 쉬어야 한다. 딸 정연씨도 잘 못 마시지만 향과 맛 유지를 위해 몇 번씩 입술을 적셔야 한다. 남동생도 마찬가지로 술은 입에도 못 댄다.

정연씨는 “술을 못 마시는 덕분에 우리 가족은 절대입맛이다. 술은 빚는 과정에서 맛이 바뀌면 안 된다. 때문에 술을 입으로 훔쳐서 조금만 맛을 봐도 얼마나 숙성이 됐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장주조생산공장 안의 연미주 숙성탱크. 0~2도로 60시간을 숙성시켜야 한다.

입장주조생산공장 안의 연미주 숙성탱크. 0~2도로 60시간을 숙성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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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연미주가 숙성과정에서 숙성탱크의 미세한 온도변화가 있었다. 김용희 대표는 “그 안에 담긴 술은 입장주조 술이 아니다”며 술들을 다 버린 적이 있을 정도로 술 맛 변화에 민감하다. 그 때 쏟아버린 양이 3t이었다.

요즘 국내 전통주시장이 많이 고전하고 있다. 술 종류가 여러가지면서 많은 생산으로 찾는 이가 적은 것도 이유다. 생산과정이 어려운 것도 한 몫 한다.

정연씨는 “전반적 시장이 안 좋아 막걸리를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짜고 있다”며 “연미주는 매출에 크게 욕심 안 부린다. 맛으로 승부를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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