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세종시 이전 시작.. 공무원들 내집마련 사연(2)
세종시 첫마을 중대형 주택을 당첨받아 입주한 공무원들은 밤에도, 낮에도 편한 옷을 입고 맘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됐다며 푸념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행동을 할 때도 최대한 예의를 갖춰야 하고 실내에선 아이들도 마음대로 떠들지 못하게 생겼다는 얘기도 적잖다.
그나마 내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 공무원들은 나은 편이다. 어색한 동거에 못이겨 입주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 서울에 가족을 두고 혼자서만 세종시로 이주하려는 공무원들에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주택은 동앗줄이나 마찬가지. 보증금 약 2000만원에 월 임대료 10만원 내외만 부담하면 된다. 주변 원룸보다 훨씬 저렴하고 편리한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임대주택에 상하위 직급이 함께 모여산다고 가정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실제 기획재정부가 혼자 내려갈 직원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신청받았으며 치열한 경쟁 속에 지난주 추첨방식으로 입주자가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 19가구이며 이곳에 55명이 함께 사는 것으로 계획됐다. 임대주택 거주 신청에는 차관보(1급)도 포함됐고 2~4급 등 국ㆍ과장급 간부도 많았다. 그런데 추첨에서 당첨된 1급 공무원은 결국 당첨을 포기했다. 방 배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함께 지낼 경우 입주를 포기하겠다는 얘기들이 나돌아서였다고 전해진다.
임대주택 추첨에서도 떨어져 이런 '사치스런 고민'조차 할 수 없는 공무원들을 위해 재정부는 대전에 소재한 공무원연금공단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속 공무원들의 신청을 받아 미분양된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LH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국토해양부에 공공임대주택 122가구, 355실을 배정했고 농식품부에는 64가구, 186실을 나눠주는 등 세종시 정착 지원에 나섰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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